[시사뉴스 김정호 기자]경찰청은 경북 청도 송전탑건설 반대 주민들을 상대로 돈봉투를 돌려 물의를 일으킨 이현희 경북청도서장을 경질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청은 이 전 서장의 처신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즉각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현 상황에서 서장으로서 직무수행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직위해제 했다. 이 전 서장의 후임으로는 송준섭 대전경찰청 여성청소년 과장을 발령했다.
경찰청 관계자는“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 백만원의 돈봉투를 돌린 행위는 법질서를 확립해야 할 경찰서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으로 판단해 신속히 직위해제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앞으로 철저한 감찰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엄정히 책임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도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경북 청도군 삼평리 송전탑을 반대하는 할머니 6명의 집에 청도경찰서 정보보안과 간부 1명이 찾아가 돈봉투를 전달했다.
겉면에 이 서장의 이름이 인쇄된 봉투에는 각각 100만~300만원의 돈이 들어있었다. 2명은 봉투를 돌려줬지만 4명의 할머니는 직접 봉투를 받거나 가족 등이 대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할머니들은 “'서장이 약을 짓거나 병원비 하라고 준 것'이라고 전달한 경찰관이 말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서장은 돈봉투를 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그동안 한 달이 넘는 장기대치에도 불구, 말이 통하지 않던 다친 할머니들에게 명절도 되고 해서 순화활동의 일환으로 한과와 함께 치료비 및 위로의 의미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상도 끝났고 공사도 거의 마쳐가는 시점이라 명절에 가족들과 편안히 보내면서 경찰을 앞으로 도와달라는 의미이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각자의 치료비용이 다르고 억울한 정도가 달라 액수를 달리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서장은 돈의 출처에 대해 “그 외의 것은 말할 수 없다. 내가 알아서 했다”며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전 측은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을 모르고 있다. 우리는 무관하다”면서 “우리가 지금 무리수를 둘 필요가 있겠나. 돈의 출처는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