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한국 남자 레슬링의 간판 김현우(25·삼성생명)가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현우는 11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필승관에서 열린 레슬링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려고 한다. 부상만 조심하면 금메달을 알아서 온다고 생각한다"며 금빛 전망을 내놨다.
김현우는 오는 3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리는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이하 인천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5㎏급에 출전한다.
2012런던올림픽 그레코로만형 남자 66㎏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레슬링의 간판 스타로 떠오른 김현우가 이번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하면 역대 세 번째로 레슬링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레슬링에서의 그랜드슬램은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대회를 석권하는 것을 말한다.
김현우는 2010년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뒤, 2012년 런던올림픽,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차례로 제패했다. 그랜드슬램까지 아시안게임만을 남겨두고 있다.
4년 전 광저우대회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지만 아쉽게 2회전에서 탈락한 김현우는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그는 "주위에서 그랜드슬램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해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자신있다"면서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못하면 더욱 안된다고 생각한다. 성원해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현우는 런던올림픽 이후 66㎏에서 74㎏급으로 한 체급을 올렸다. 체급 변경 뒤 곧바로 적응을 마친 그는 힘과 체격이 월등한 외국선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고 지난해 아시아선수권과 세계선수권을 잇따라 제패했다.
특히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꺾은 로만 블라소프(러시아)는 2011년 세계선수권과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74㎏급에서 최강자로 군림하던 선수여서 더욱 고무적이었다.
그는 "사실 올림픽 때도 이미 많은 체중을 감량한 상태였던 터라 높은 체급에 대한 적응에 관련된 문제는 전혀 없다"면서 "체격과 힘이 좋은 외국 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특별히 근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런던올림픽 때와의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감독님께서 '이제야 레슬링에 눈을 떴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유와 노련미가 생긴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런던올림픽 때는 국제대회 경험이 적어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자만에 빠지지 않으려고 경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영화 '명량'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던 그는 "영화 속 이순신 장군의 가르침이었던 '필사즉생 필생즉사'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죽을 각오로 하다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