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50홈런 달성을 눈앞에 둔 넥센 히어로즈의 '거포' 박병호(28)의 진화는 계속 된다.
예년보다 한층 힘든 시즌을 보낸 박병호가 내년에는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게 넥센 염경엽(46) 감독의 말이다.
지난 2012년과 2013년 홈런왕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거머쥐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올라선 박병호는 올 시즌 115경기에서 48개의 홈런을 쏘아올려 2003년 이승엽(56개), 심정수(53개) 이후 맥이 끊겼던 50홈런에 2개만을 남겨놨다.
또한 박병호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100타점을 달성하며 '해결사'로서 면모도 한껏 자랑했다.
넥센이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까지 포함해 아직 13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박병호의 50홈런 달성은 확실시되고 있다.
염 감독은 "고무적인 것은 박병호가 현재 지난해 좋았을 때의 매커닉을 찾았다는 것이다. 50홈런을 무조건 달성할 것이다. 몇 개를 치느냐가 관건"이라고 박병호의 50홈런 달성을 확신했다.
염 감독이 "박병호가 확실히 톱클래스가 됐다"고 평가한 것은 단지 늘어난 홈런 개수 때문은 아니다.
염 감독은 박병호가 올 시즌 굴곡이 심했음에도 이를 이겨낸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사실 박병호가 올 시즌을 치러온 과정이 그다지 녹록지는 않았다. 4월 한 달 동안 22경기에서 6홈런에 그친 박병호는 5월에 페이스가 올라온 모습을 보이다가 6~7월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6월말부터 급격히 하향곡선을 그린 박병호는 좀처럼 부진을 씻어내지 못했다. 7월11일 30홈런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이후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7월말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박병호는 8월 한 달 동안 8홈런 27타점을 기록하며 부활했고, 9월에는 5경기를 치르는 동안 7개의 대포를 몰아치며 괴력을 뽐냈다.
염 감독은 "아마 최근 2년보다 올해가 박병호에게는 더 힘든 해였을 것이다. 지난 2년 동안은 굴곡이 그다지 심하지 않았지만 올해에는 굴곡이 있었다. 중간중간 슬럼프를 겪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것을 넘지 못하면 박병호가 힘든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자신이 이겨내고 막판에 최고의 시즌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이런 부분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이제 확실히 톱클래스가 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 차례 힘든 시기를 이겨낸 박병호는 내년에 한층 더 무서운 타자가 돼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염 감독은 "올해 힘든 시기를 이겨냈으니 내년에는 더 탄탄해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염 감독은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의 격차가 2.5경기로 좁혀져 1위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에 대해 "우리는 하던 대로 한다"며 욕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결과를 보고 쫓아가면 더 안되는 것이 야구다. 계획대로 가는 것이 올바르게 가는 것"이라며 "우리는 해왔던 대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모든 조건에서 삼성이 유리하다. 삼성의 잔여경기가 5경기 더 많은 것도 우리보다 유리한 점"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