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유럽클럽연맹(ECA)이 2022카타르월드컵 겨울 개최를 논의 중인 국제축구연맹(FIFA)을 향해 공식적으로 이의 제기를 했다.
움베르토 간디니 ECA 부회장은 10일(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FIFA는 카타르월드컵 겨울 개최를 논의하기 전에 우리 유럽클럽들이 개최 시기 변경을 납득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를 제시해야만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2014브라질월드컵의 경우 유럽클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 약 75%가 자국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다"며 "월드컵이 정규리그 일정과 겹치게 될 경우 각국 국가대표가 주를 이루고 있는 유럽리그에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라고 강한 어조로 반문했다.
아울러 "월드컵 개최 시기 변경은 사상 처음 논의되고 있는 일이다. 만약 겨울 개최가 확정된다면 이는 향후 세계 축구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월드컵과 무관할 수 없는 유럽클럽들은 FIFA에 겨울 개최 문제와 관련한 보다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지난 2010년 한국·미국·일본·호주 등을 따돌리고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됐다.
중동의 여름 폭염이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떠올랐다. 월드컵은 통상적으로 6~7월 사이 열린다. 이 기간 동안 카타르의 기온은 섭씨 50도까지 치솟는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더위다.
월드컵 개최 시기를 두고 논란이 일자 카타르는 최첨단 에어 컨디션 시설을 갖추겠다는 대응책을 내놓았지만 반응은 냉랭하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등 거물급 축구인들은 카타르월드컵 겨울 개최를 지지하고 있다.
FIFA 집행위원회는 지난 8일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FIFA 본부에서 2018~2024년 국제대회 일정을 정하는 1차 태스크포스 회의를 열고 카타르월드컵 개최 시기 변경 건을 심도있게 다뤘다.
이 자리에서 FIFA는 무더운 6~7월을 피해 온도가 낮은 1월~2월 혹은 11월~12월로 월드컵 개최 시기를 변경하는 편이 좋겠다는 두 가지 대안을 마련했다. FIFA는 오는 11월 2차 회의를 열고 이들 대안에 대한 실효성을 검토한다.
유럽 각국 정규리그는 통상적으로 8월부터 이듬해 4~5월까지 진행된다. 만약 겨울에 월드컵이 치러질 경우 시즌을 중단해야 한다. 월드컵 겨울 개최가 달갑지 않은 이유다.
2022년 동계올림픽을 책임지고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역시 대회 흥행을 저해한다며 카타르월드컵 개최 시기 변경을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