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26일(현지시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긴축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항명 장관들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발스 총리는 반대파인 아르노 몽트부르 경제장관을 경질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경제수석비서관을 경제장관으로 임명했다. 36세의 은행가 출신의 마크롱은 친기업 성향이 강한 인물로 프랑스에 재정 건전성 강화를 촉구한 유럽연합(EU)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2 방송에 출연한 발스 총리는 개각에 대해 "나에게는 한 가지의 임무가 있다"며 "프랑스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에는 하나의 정책 집행 라인이 있을 뿐이며 정부 구성원들이 구경거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프랑스의 고위 관리는 "올랑드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정부의 노선을 따르던가 아니면 내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몽트부르 장관의 발언을 옹호했던 브누아 아몽 교육장관과 오렐리 필리페티 문화장관도 물러났다. 사회당에서 촉망받고 있는 나자트 발로 벨카셈 여성인권장관이 교육장관으로 임명됐으며 한국계 입양아인 플뢰르 펠르랭 통상국무장관이 부분 개각을 통해 문화장관이 됐다.
펠르랭 장관은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을 시작으로 통상국무장관을 거쳐 문화장관까지 2년 넘게 올랑드 정권에서 장관으로 활동하게 됐다.
미셸 사팽 재무장관, 로랑 파비우스 외무장관, 장 이브 르 드리앙 국방장관은 유임된 가운데 올랑드 대통령의 첫 동거녀인 세골렌 루아얄 생태·지속개발·에너지 장관도 자리를 유지했다.
집권 사회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해 지난 4월 내각이 개편된 뒤 5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또 개각이 단행됐다. 항명으로 교체된 장관 외에도 사회당의 일부 당직자들은 올랑드의 경제 정책이 사회당에 대한 배신 행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는 올해 사실상 제로 성장에 그칠 정도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올랑드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2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조하며 프랑스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올랑드 대통령은 재정 건전성을 위해 2017년까지 500억 유로의 공공부문 지출을 줄이는 긴축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