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최근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일부 도서 주변에서 중국 탐사선이 발견돼 양국 간 해양 영유권 분쟁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중국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필리핀 언론을 인용해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은 지난 17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탐사선 2척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내 리드뱅크 부근 해역에서 목격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서부 팔라완 섬에서 불과 80해리 떨어진 리드뱅크 해역에서 중국 탐사선들이 발견됐다는 군의 보고를 받았다"며 "그러나 이로 인해 중국과의 긴장이 재연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필리핀 군이 중국 탐사선을 발견한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필리핀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중국에 공식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찰스 호세 필리핀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리드뱅크에서 목격된 중국 선박들의 움직임은 단순한 항해가 아니라 필리핀 EEZ 안에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한 불법 활동이며 유엔 해양법과 '남중국해행동강령'을 위반한 행위"라고 역설했다.
한편 필리핀 정부는 리드뱅크가 자국 EEZ 안에 명확히 들어 있다는 이유로 이 지역에 대한 권리 행사에 적극적이다. 중국은 지난 2011년 3월 리드뱅크 부근 해역을 탐사하던 필리핀 선박 1척을 함정을 동원해 쫓아냈으며 필리핀은 이에 맞서 공군기 2대를 출격시키는 등 강경 대응한 바 있다.
환추스바오에 따르면 좡궈투(庄國土) 샤먼대 동남아연구소장은 이와 관련해 "필리핀 정부는 1990년대부터 리드뱅크의 천연자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미 2차례 이상의 석유가스 탐사 국제입찰 공고를 낸 바 있다"면서 "그러나 탐사를 하려면 먼저 이 해역에 대한 중국의 관할권을 인정하라는 중국의 주장으로 인해 아직 입찰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좡 교수는 또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에 설치된 원유 시추 시설을 철수하면서 베트남과의 갈등이 잠잠해진 가운데 아키노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국제사회 이목을 집중시켜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벌이는 필리핀은 지난 3월 말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에 국제 중재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