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을 위해 중국 영공을 통과하면서 중국과의 화해 메시지를 보내자 대만 정부가 바티칸과의 관계가 매우 원만하고 견고하다고 주장했다.
대만 외교부 가오안(高安) 대변인은 18일 영국 BBC 방송 중국어판과의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날 방한 기간 연설에서 중국, 북한 등 아시아 지역의 교황청 미수교 국가와 대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낸 데 대해 "선교를 위한 종교적인 발언"이라는 주장을 표했다.
가오 대변인은 매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대만과 바티칸은 공동의 가치관을 보유하고 있으며 '종교 자유'의 이념에 따라 양국 관계는 정상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교황이 당시 중국만 특별히 지칭한 것이 아니며 그의 선교 대상에는 중국 외에 북한, 베트남, 미얀마,라오스, 부탄 등 아시아 지역의 바티칸 미수교 국가들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가오 대변인은 또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작년 3월 바티칸의 공식 초청으로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식에 참석한 데 이어 우둔이(吳敦義) 부총통이 교황청에서 열린 시성식 미사에 참여하는 등 양국 간 적극적인 우호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양국은 수교국으로 교류를 심화하고 있으며 많은 가톨릭 행사가 대만에서 열리고 있다"면서 "대만은 앞으로도 바티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며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4일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영공을 통과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인에게 축복의 메시지를 보냈다.
교황은 전문에서 "중국 영공에 진입하는 이 순간 시 주석과 당신의 우수한 중국인들에게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중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신(divine)'의 가호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18일 교황은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길 다시 중국 영공을 지나면서 " 시 주석과 당신의 우수한 중국인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의 기원을 보내며 신의 축복이 당신의 땅에 내리길 축복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울러 중국 외교부는 지난 15일 "중국은 바티칸과의 관계 개선에 시종일관 성의를 갖고 있고 계속 적극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중국은 교황의 메시지에 주목하면서 바티칸과 건설적 대화를 하고 관계 개선 과정을 밟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 관영 언론은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과 바티칸 관계 개선 및 수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환추스바오(環球時報)에 따르면 저장(浙江)성 사회주의학원 궁전옌(孔陳焱) 교수는 "양국 사이에는 대만 문제, 주교 임명 및 시복 등 장애 요소가 존재해 단시일 내 중국과 바티칸 간 관계 개선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