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한국 방문을 위해 중국 영공을 통과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국민들에게 축복의 메시지가 담긴 전보를 보냈다.
교황은 전문에서 "중국 영공에 진입하는 이 순간 시 주석과 당신의 우수한 중국인들에게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중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전했다.
그동안 교황청은 중국과 껄끄러운 관계 때문에 중국 영공을 통과하지 못했었다.
지난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이 한국을 찾을 당시에도 중국 상공을 거쳐갈 기회가 있었지만 중국과 소비에트연방(소련)이 거부를 해 북극을 거치는 항로를 택했고, 바오로 2세가 1989년 두 번째 방한 때에도 중국이 영공 통과를 거부해 교황 전용기가 소련 항로를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
이 가운데 교황청의 전통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에 중국에 보내는 메시지가 주목받았다.
중국과 바티칸은 교황청이 대만을 승인한 1951년 이래 외교 관계가 없지만 최근 수 년 간 양측 모두 개선 의향을 밝히고 있다.
밍바오(明報) 등 홍콩 언론들은 요한 바오로 2세가 그해 10월 소련 영공 통과 시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라디오를 통해 인사말을 전하며 조만간 모스크바도 방문하길 원한다고 밝힌 두 달 후 두 사람이 회담이 성사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교황과 시 주석의 만남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아울러 작년 3월 교황은 시진핑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으로 뽑히자 축전을 보내고 답신까지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과의 국교 단절을 바티칸과 중국 간 수교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수교가 쉽게 이뤄지기는 어려운 일로 평가된다.
중국에는 관제 중국천주교회와 교황청에 충성을 맹세하는 비공인 '지하교회'가 있으며, 중국 정부와 바티칸은 사제 서품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