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일(현지시간) 이라크에서 피난 간 어린이들이 심한 갈증에 생명을 잃는 등 천주교도와 기독교도를 겨냥한 폭력 사태에 분노하며 전 세계에 이 같은 범죄행위를 중단시킬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전통적으로 열리는 일요 축복기도 중 강력하게 표현된 메시지로 “이라크에서 전해진 소식들은 우리에게 실망감과 불신을 남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 폭력 사태 소식에 대해 “천주교도와 기독교도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이 잔혹한 피난길에 오르고 아이들이 탈출 중 목말라 숨지며 여성들은 잡혀가고 있다”고 예를 들어 설명하면서 종교적 유산, 역사적 유산, 문화적 유산의 파괴도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국제사회에 “이 같은 범죄를 중단시키고 법질서를 재확립할 효과적인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라"고 촉구하면서 "내 이라크 개인 특사인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이 11일 이라크를 방문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내 각별한 친밀감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전쟁 당시 바그다드 주재 교황청 대사였던 필로니 추기경은 이라크를 방문해 이슬람 반군의 제거 대상으로 지목된 이라크 내 천주교도에 대한 교황청의 연대감을 보여줄 것이다.
그는 교황청 라디오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굶주리는 수많은 피난민이 있는 곳까지 방문하기 어렵다는 점은 인정했다. 빠르면 11일 오전 출발할 준비를 한 그는 이날 저녁 교황을 잠시 예방했다.
교황청도 이날 성명에서 교황이 필로니 추기경에게 이번 임무에 대한 개인적 지시를 내렸고 교황의 연대감의 구체적인 표시로 피난민을 긴급 지원할 자금을 그에 위탁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한 가자지구에서 임시 휴전 후 전투가 재개된 것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면서 "이는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만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이번 주 자신의 한국 방문에 대해 신도들에게 "기도로 함께 해 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