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클로이(25·북아일랜드)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00만 달러)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매클로이는 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골프장 사우스코스(파70·740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5언더파 265타를 기록,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단독 선두 세르히오 가르시아(34·스페인)에게 3타 뒤진 2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매클로이는 이날 5개의 버디를 쓸어담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아 뒤집기에 성공했다. 1타를 잃은 가르시아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달 21일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오픈(디오픈) 정상에 오른 매클로이는 2주 만에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올 시즌 2승째이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8승째다.
WGC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매클로이는 아울러 세계랭킹 1위 자리도 탈환 했다. 지난 2012년을 끝으로 1위 자리에서 내려온 뒤 2년 만이다.
지난주까지 세계랭킹 포인트에서 평점 8.03점으로 2위를 기록한 매클로이는 평점 9.10점으로 1위를 지킨 아담 스콧(34·호주)을 끌어 내리고 정상의 자리를 되찾았다.
스콧은 이번 대회 공동 8위(최종합계 7언더파 273타)에 그쳐 2년 간 유지한 1위 자리를 내줬다.
우승상금으로 153만 달러(약 15억9000만원)를 챙긴 매클로이는 시즌 누적 상금 516만5896 달러(약 53억6200만원)를 쌓아 상금 1위 부바 왓슨(36·미국)의 뒤를 바짝 쫓았다.
이전 대회까지 510만2161 달러를 벌어들인 왓슨은 최종합계 이븐파 280타(공동 37위)를 기록, 약 6만 달러를 보태 가까스로 상금 1위 자리를 지켰다.
매클로이는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전반 라운드부터 홀을 적극 공략했다. 평균 드라이버 정확도는 64%대에 그쳤지만 83%대의 그린적중률로 만회했다.
1~3번홀 연속 버디에 성공한 매클로이는 단숨에 타수차를 없애고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1번홀에서 완벽한 어프로치 샷을 바탕으로 버디를 낸 매클로이는 2번홀과 3번홀에서 연속해서 타수를 줄이며 우승 욕심을 드러냈다.
1~2번홀을 파로 통과한 가르시아가 3번홀에서 보기를 내면서 둘의 타수 차는 사라졌다.
5번홀과 8번홀에서 각각 버디와 보기를 맞바꾸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매클로이는 11번홀(파 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가르시아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두 번째 샷을 홀컵 2.5m 부근에 떨군 뒤 버디 퍼트를 홀컵에 집어 넣었다.
가르시아가 9번홀에서 1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 자리로 올라섰지만 매클로이는 11번홀 버디로 다시 한 발 앞서 나갔다.
남은 홀을 안전하게 파 세이브한 매클로이는 15번홀에서 삐끗한 가르시아를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했다.
2~3라운드 내내 선두를 달리며 2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가르시아는 매클로이의 막판 대추격에 흔들리면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2011년 이 대회 우승자 스콧은 보기 3개와 버디 2개를 묶어 1타를 잃고 공동 8위로 대회를 끝냈다. 최종합계 7언더파 273타를 적어낸 스콧은 세계랭킹 1위 자리마저 내주는 쓴맛을 봤다.
공동 36위로 우승권과 멀어진 채 마지막날 라운드에 나선 타이거 우즈(39·미국)는 허리 통증으로 대회를 기권했다. 2번홀 벙커샷을 하던 중 통증을 느낀 우즈는 PGA투어 사무국에 기권 의사를 밝힌 채 골프장을 떠났다.
재미동포 케빈 나(31·타이틀리스트·한국명 나상욱)는 최종합계 3언더파 277타를 기록, 공동 23위에 랭크됐다. 케빈 나는 이날 버디 5개를 담는 동안 보기는 2개로 막아 3타를 줄였다.
유일한 한국 선수인 노승열(23·나이키 골프)은 최종합계 이븐파 280타 공동 37위로 마쳤다. 더블보기 1개·보기 4개·버디 4개를 묶어 이날만 2타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