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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힘을 빼야 힘을 준다"…조니 뎁 뺨치는 산적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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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감독 이석훈)은 제목의 비장함과는 달리 코디미 영화다. 시종일관 진지한 해적 두목 '여월'(손예진)을 빼면, 이 영화의 등장인물의 의무는 관객을 웃기는 것이다. 유해진이나 오달수, 김원해, 박철민, 신정근 같은 베테랑 배우가 대거 투입된 것도 코미디라는 장르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여기에 잘 어울리지 않는 배우가 한 명 끼어있다. 김남길(33)이다. 무명생활을 하던 그는 2009년 MBC TV 드라마 '선덕여왕'으로 스타가 됐다. 그가 연기한 '비담'은 매력적인 캐릭터다. 사이코패스 설정이었고, 극중에서 '검귀'라고 불릴만큼 무술 실력이 뛰어났다. '선덕여왕'(이요원)을 목숨 바쳐 사랑하는 순정남이기도 했다.

김남길은 이후 '비담'의 날 선 듯한 이미지를 소비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드라마 '나쁜남자'(2010)는 사극인 '선덕여왕'과는 완전히 다른 장르의 드라마였지만, 김남길이 '비담'으로 보여줬던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역 후 출연한 '상어'(2013)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김남길은 같은 연기를 반복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 그는 산적 두목 '장사정'을 연기했다. 두목이라고 해서 강력한 '포스'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기분 내키는대로 부하의 서열을 바꾸기도 하고,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먼저 도망가기를 주저하지 않는 인물이 장사정이다. 진지한 말을 내뱉다가도 금방 목소리를 바꾸고 농담을 던지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전의 김남길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가벼움이 장사정에 가득 차 있다.

"제대 이후 저는 연기적으로 실패했어요."

연기가 비슷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는 아니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알아보는 스타가 됐고,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연기만 하면서 보낸 배우가 '실패'를 논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는 "감을 잃었다"고 말했다.

"억지스러웠어요. 힘이 잔뜩 들어간 게 보이더라고요. 드라마는 스케줄이 급하니까 일단 찍고 보자는 식이었죠. 그런데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민을 안은 채로 드라마가 끝나버리니까 혼란스럽더라고요.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군대 다녀와서 2년을 잘 보내야 한다고. 그렇게 볼 때 저는 그 2년을 완전히 잘못 보낸 거죠. 슬럼프가 온 겁니다."

흔히 군에 다녀온 배우들은 연기가 고팠다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김남길은 그렇지 않았다. 연기와 떨어져서 생활하고 싶었다. TV도 잘 보지 않았다. 연기에 관심을 끊었다. "저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연기를 해요. 대중 안에 섞이고, 같이 호흡해야 연기가 좋아져요. 그런데 그걸 안 했으니까요. 자연스러운 결과였죠."

그래서 선택한 게 '해적'이다. 가벼운 작품에 들어가 경쾌하게 연기하고 싶었다. 그때 눈에 띈 게 '해적'의 시나리오다. 이야기 자체가 즐겁고 유쾌했다. 언뜻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잭 스패로'(조니 뎁)를 연상하게 하는 우스꽝스러움도 있었다. 눈에 힘 빼고, 즐겁게 연기하고 싶었다.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힘을 빼고 싶다고 해서 빠질 힘이었으면 슬럼프 따위는 오지 않았을 거다.

"정말 고민이 많았죠. (한숨) 즐겁게 촬영을 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편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함께하던 선배들에게 많이 물어봤어요. 제 이런 저런 고민을 털어놓으면서요. (유)해진이 형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줬어요. 잘하고 있다고 용기도 주고, 주연배우가 흔들리면 안 된다고 격려도 해줬죠.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고요.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촬영한 게 그나마 제가 연기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요."

김남길은 전역 후 영화 한 편을 제작했다. 흥미로운 행보였다. 7명의 클래식 연주자들의 이야기를 화면에 담은 '앙상블'이라는 영화다. 그는 연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이 영화를 생각했다고 한다. "잘 알면서도 매번 까먹는 게 함께 연기하는 동료와의 앙상블"이라며 "그걸 기억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영화의 어린 클래식 연주자들이 누구도 튀려 하지 않고 하나의 소리를 만들기 위해 배려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그런 게 힘을 빼는 일인 것 같아요. 억지가 아니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거죠. 코미디는 그런 장르잖아요. 혼자 그 많은 관객을 웃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배우들 간의 호흡으로 웃기는 거죠. 그렇게 연기하고 싶습니다."

김남길은 전도연과 함께 영화 '무뢰한'을 촬영 중이다. 무거운 영화다.

"힘을 빼고도 힘을 줄 수 있어야 해요. '무뢰한'은 그걸 해보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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