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용근 기자]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29일 도피총책으로 알려진 김명숙(59·여)씨를 이틀째 장시간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부터 12시간여 동안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 김씨는 전날에도 14시간 이상 조사받고 심야에 귀가했다.
검찰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김씨를 상대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경위, 구체적인 도주 경로 및 은신처 등을 캐물었다. 또 실제로 유 전 회장의 도주 작전을 총괄 기획·주도했는지 여부, 유 전 회장과 마지막 연락 시점과 횟수, 추가로 다른 조력자의 존재 여부 등에 대해서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유 전 회장의 도주 작전을 총괄 기획·지휘하며 도피를 지원한 조력자 중 핵심 인물로 꼽힌다.
구원파 내 평신도어머니회 간부로 강경파인 김씨는 이재옥(49·구속기소)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이 체포된 이후로는 금수원 안에서 전체 상황을 컨트롤하며 도주 작전을 총지휘한 것으로 검찰에 파악됐다.
반면 김씨는 '금수원 식품팀에서 유기농식품 개발을 담당하며 유 전 회장의 음식을 전담했다'며 금수원 내에서 도피총책으로 지목된 자신의 역할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 전 회장의 사망 원인이나 마지막 행적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조사내용을 검토한 뒤 필요하면 이번 주중에 1~2차례 추가로 소환해 보강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도피에 관여한 운전기사 양회정(55·공개수배)씨를 인천구치소에 입감했다.
양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본산인 금수원의 시설 관리 업무를 담당하며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양씨를 상대로 자수를 결심한 이유, 유 전 회장의 도주 경로 및 은신처, 유 전 회장이 사망하기 직전 행적과 사망 경위 등을 중점적으로 캐물었다.
양씨는 검찰에서 유 전 회장을 마지막으로 만난 시점으로는 5월23~24일께 '숲속의 추억' 별장이라고 진술했다.
또 5월25일 새벽 전주로 도피하는 과정에서 유 전 회장과 통화한 사실이나 추가로 다른 조력자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 전 회장의 사망 시점이나 경위 등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도 매실밭에서 변사체로 발견됐을 당시에는 별다른 의심 없이 유 전 회장이라고 믿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양씨에 대해 조사량이 많은 점을 고려해 석방하지 않고 구치소에 입감한 뒤 30일 오전 10시 조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양씨는 이날 오전 6시29분께 경기 안성시 모처에서 인천지검 당직실로 전화를 걸어와 자수 의사를 밝힌 뒤 오전 8시께 자진 출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