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선물환이나 환변동보험 등 환헤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에서 벗어나 오름세로 돌아서면 기업 입장에서는 환율 관리 위험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올 2분기중 국내 수출 기업들이 원화강세로 치명타를 입었다.
기아자동차는 1년전과 비교해 31.7%, 현대차는 13.3%나 영업이익이 줄었다. 이달 들어 환율 변동폭이 더욱 확대되자 환위험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에는 종가기준 1009.2원까지 내려가며 약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2주만에 1030원선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국내 은행의 외환 전문가들은 환변동보험 등 환위험 관리 상품을 통해 적극적으로 환위험을 최소화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가장 쉽고 단순한 선물환 거래
은행은 주로 선물환거래를 통해 환변동 위험을 줄일 것을 권고한다.
선물환 거래는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부담을 덜기 위한 외환거래다. 미래 일정한 시점에 정해진 환율로 외환을 사거나 팔기로 약속하는 계약이다.
선물환 거래는 현재 국내 기업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환위험 관리 수단이다.
이 방법은 결제시점과 적용환율을 미리 정해놓기 때문에 불확실한 환율 흐름에 대비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결제시점에 환율이 크게 내리는 경우 원화로 환산했을 때 손해가 날 수 있다. 선물환 거래를 이용하면 이같은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환율이 상승할 경우 환차익은 포기해야 한다. 또 적지 않은 수수료 비용이 들어간다.
김성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외환파생영업부 부장은 "원가확정을 위해 선물환 거래를 많이 하지만 환율이 크게 오를 가능성 경우에는 기회상실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전략을 짜야한다"고 설명했다.
◇환차익 얻으려면 '옵션' 활용
선물환 방식에서는 포기해야 하는 환율상승 이익분을 놓치고 싶지않다면 옵션거래에 관심을 가져볼 법하다.
옵션은 미래 특정 시점에 정해진 환율로 외화를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다.
이때 사전에 미리 약정된 환율로 달러를 살 수 있는 권리를 콜옵션(Call Options), 팔 수 있는 권리를 풋옵션(Put Options)이라고 한다.
만약 만기시점 환율이 미리 약속된 환율보다 높으면 기업은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을 누릴 수 있다. 반대로 환율이 하락할 때는 옵션을 행사해 환율 하락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중소기업들은 '환변동 보험' 많이 활용
시중은행이 보유한 환위험 관리 수단이 많긴 하지만 중소기업은 환율 변동에 속수무책이다.
매출액이 작은 중소 수출업체의 경우 거래 수수료에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데다 파생상품을 이용한 환헤지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을 많이 활용한다.
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은 최장 5년까지 환리스크 해지가 가능하다.
보험가입 당시보다 환율이 떨어졌을 때는 기업에 보험금을 지급하고 환율이 올랐을때는 이익금을 무역보험공사가 환수한다.
환변동보험은 비용이 저렴한데다 만기일 전에 조기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의 자금흐름 사정에 맞게 운용할 수 있다.
서정훈 외환은행 연구위원은 "환율이 많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환변동보험이 피해를 막아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차원에서 환 변동 상품을 더욱 다양화하고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