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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 그녀는 물이 됐다…바람부는 데로 햇살닿는 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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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윤진서(31)는 그 어떤 배우보다 인상적으로 데뷔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분량은 짧았다. 하지만 윤진서는 영화의 핵심에 가장 가까이 가있는 '수아'라는 인물을 맡아 극의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특이한 말투, 속마음을 알 수 없는 표정은 그녀를 단번에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김고은이나 임지연보다 더 강렬한 데뷔였다면 이해가 될까.

‘올드보이’로부터 11년이 지난 지금, 윤진서는 스포트라이트에서 조금 비껴나 있다. ‘슈퍼스타 감사용’(2004) ‘바람피기 좋은 날’(2007) ‘비스티 보이즈’(2008) 등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영화에 출연했지만, 아직 ‘올드보이’에서의 연기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윤진서의 필모그래피를 훑어보다가 문득 현재 윤진서의 모습은 어쩌면 그녀가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애초에 스타가 될 생각이 없어 보이는 듯한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윤진서가 정말 흔히 말하는 성공적인 ‘여배우’의 길을 걸으려고 했다면 ‘사랑해, 말순씨’(2005)나 ‘울어도 좋습니까’(2007) ‘이리’(2008) ‘경주’(2014) 같은 영화에는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산타바바라’(감독 조성규)도 마찬가지다. 대작영화가 줄지어 개봉하는 가운데 미국 산타바바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소소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의 위치는 위태로워 보인다. 애초에 흥행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윤진서는 “너무나 즐거웠던 추억”이라고 말한다. “시간이 지나서도 할 얘기가 많은 영화”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속셈인가.

“즐거워야 해요. 제가 즐겁게 연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제가 추구하는 거니까요. 제 직업이 배우여서 그런 건 아닙니다. 직업이 무엇이든 즐겁게 일하는 게 중요한 거잖아요. 저도 즐거움을 추구하는 쪽이에요.”

“편했다”고 말했다. “감정의 고조를 떠나 그냥 편하게 연기하면 좋을 것 같았다”는 것이다. “사실 산타바바라에 가고 싶었다”며 웃었다. 그리고 “그곳의 모든 게 좋았다”고 고백했다. 햇살, 바람, 바다, 다 좋았다. 상대 배우인 이상윤과의 호흡도, 스태프들과의 일상도 “모두 추억이다.”

산타바바라에는, 그리고 ‘산타바바라’ 촬영장에는 “‘무드’가 있었”기 때문일까, 윤진서는 본성과 본능에 따라 연기했다고 한다.

“관객이 느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연기하는 제가 바로 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면 관객이 느낄 거라고 확신한 거죠. 관객은 절대 못 속여요. 다 아시잖아요. 저게 거짓인지 아닌지.”

“한 때는 정말 부담스럽고, 싫었고,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기대가 “불편했다”고 표현했다. “말이 오해를 낳는 것도 싫었다”면서도 그 시기를 지나자 “조금씩 편해지는 것 같다”는 마음이다.

“‘올드보이’ 이후에 주연을 해야 했어요. 제가 원한 건 아니었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몇 편의 영화를 거치다보니 ‘내가 지금 내 나이를 즐기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사람을 만나면서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저를 알게 된 거겠죠.”

그러면서 윤진서는 “운동장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봤다. “놀 수 있는 공간이 커지는 느낌”이다. “더 많이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생각이나 마음이 더 유연해졌다”고 짚었다.

그래서일까, ‘산타바바라’에서 그녀의 연기에는 꾸밈이 없다. 강렬하지 않은 대신 부드럽고, 발산하지 않는 대신 깊어졌다. 대사를 하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고, 말 없이 걸어도 감정이 느껴진다. 11년의 세월이 윤진서를 그렇게 만들었다.

“요즘 자연스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그런 얘기를 들을 때 제일 기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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