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안톤 두 샤트니에(56·네덜란드) 전 한국축구대표팀 코치가 '준비 부족'을 2014브라질월드컵 실패의 원인으로 꼽았다.
두 샤트니에 코치는 18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축구전문지 '부트발 인터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월드컵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고 말했다.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한 홍명보호는 지난해 6월 출범했다. 홍명보(45)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뒤 1년 안에 모든 월드컵 준비를 마쳐야 했다.
여유가 없었다. 급하게 선수단을 꾸리고 월드컵 체제에 돌입했지만 벼락치기로 세계 무대에 나선 한국은 쓰디쓴 실패를 맛봤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던 한국은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두 샤트니에 코치는 "모든 한국인들은 8강 진출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였다"며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상당히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려 브라질로 향했다"고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월드컵을 준비하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았다"며 "입국장에서 팬들이 우리에게 엿을 던진 것도 이러한 준비 부족 문제를 지적하기 위한 일종의 신호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월드컵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대표팀이 팬들에게 비판받는 것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두 샤트니에 코치는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가 그렇게 부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알제리전 전반 30분 동안만 예상 외로 고전했을 뿐"이라며 "많은 이들은 알제리를 약체로 평가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16강에서 우승팀 독일과 연장전 승부를 벌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한국 축구를 위해 열정을 다해 일했지만 월드컵 결과에 불만을 품은 한국 언론들은 좋지 않은 쪽으로 과장 보도를 했다"고 말했다.
듀 샤트니에 코치는 홍명보호에서 전력분석 임무를 맡았다. 같은 조에 속했던 러시아·알제리·벨기에의 평가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그가 '해법 보따리'를 풀 것으로 기대했지만 한국은 본선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특히 한국은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허술한 상대 분석으로 인해 전반에만 3골을 내줬다. 전력분석 요원인 듀 샤트니에 코치도 알제리전 대량 실점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