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한민구 국방부장관이 북한 소형무인기 침투, 최근 GOP 총기사고,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월선사건, 군사기밀 유출 등을 거론하며 군이 총체적 위기에 빠진 만큼 기본으로 돌아가 국민들에게 새롭게 달라진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16일 주요 지휘관 및 국직 기관장 140여 명이 참석한 ‘2014년 전반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자리에서 “장관부터 최전선의 병사까지 ‘기본’으로 돌아가 달라진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국민이 바라는 것은 군 간부들이 기존 생각의 틀을 깨고 나와 국방을 혁신하라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역시 최근 상황에 대해 매우 염려하고 군에게 높은 수준의 쇄신과 분발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대통령도 적의 0.1%의 도발 가능성에도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국방태세를 확립하고 엄정한 군 기강을 세워 본연의 임무에 만전을 다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그러나 22사단 총기난사 사고에 대해 군의 대응 태세에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세월호의 악몽이 채 가시기 전에 22사단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했는데, 초동조치부터 검거까지 군이 보여준 모습에 국민들이 크게 실망해 군을 질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위협은 지속되는 가운데 전방의 감시 및 경계문제, 군사기밀과 군납비리 의혹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군의 대비태세와 복무기강 등 전반에 국민적 불신이 더욱 높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은 “안보는 국가와 국민이 군에 부여한 소중한 사명으로, 그동안 국민들은 우리 군에 높은 신뢰를 주어왔다”며 “군의 임무수행태세의 완벽성을 믿어왔기에 군이 생각하는 이상의 큰 충격을 (국민들이)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은 수년에 걸쳐 전과 다른 긴장 속에서 적 도발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전투형 강군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국민들은 우리 군을 ‘정직하지 않은 군대, 기강이 해이해진 군대, 작전태세가 미흡한 군대’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우리 모두는 총체적으로 군의 실상을 냉철히 되돌아보고 특단의 쇄신을 위해 허리띠를 더욱 조여매야 한다”며 “오늘 지휘관 회의는 이러한 엄중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적의 도발에 완벽한 준비를 다해 군이 다시 재도약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지휘관들에게 강조했다.
한편 한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효과적인 대책수립을 위한 현장 지휘관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지휘관들은 작전기강 확립과 부대안전 관리를 위해 복무 부적응자 처리 절차, 보호관심병사 관리체계, 전투임무위주 부대운용 등에 대해 제도적·운영적 보완 대책을 논의했다.
한 장관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軍 내부의 문제점을 냉정하게 성찰 및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근본적인 개선을 통해 재도약할 수 도록 각급제대 지휘관부터 안전한 병영관리와 작전기강 확립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기본이 튼튼한 국방, 미래를 준비하는 국군’ 건설을 위해 ▲전방위 국방태세 확립 ▲한·미동맹 발전 및 대외 국방협력 강화 ▲미래지향적 방위역량 강화 ▲행복한 선진 국방환경 조성 등 ‘국방운영 4대 중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