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주요 카드사가 국내 사용액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 국내외겸용카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비자(VISA)나 마스터(MASTER) 등 해외 브랜드에 지급되던 국내 사용액 관련 수수료 부담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금액은 약 1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 9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와 제휴해 국내 이용분에 대한 수수료가 없고, 전세계 아멕스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한 국내외겸용카드 브랜드 'S&(에스앤)'을 출시했다.
이 브랜드로 카드를 발급받을 경우, 동일한 연회비로 해외에서도 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비자 등 다른 브랜드의 카드는 '국내전용'과 '국내외겸용' 카드의 연회비를 달리 적용하고 있다.
KB국민카드 역시 지난 14일 JCB인터내셔널과의 제휴를 통해 국내 사용분에 대해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는 'K-World(케이월드)' 브랜드를 출시했다.
이 브랜드도 국내전용카드 수준의 연회비로 JCB가 보유한 190개국 2600만여 가맹점과 ATM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이들 카드사가 비자와 마스터 등 해외브랜드가 아닌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은 국내 사용액에 대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카드사들은 대부분 비자나 마스터 브랜드의 국내외겸용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해외카드 브랜드는 브랜드 사용료와 자사 결제망 사용료를 포함한 사용분담금 명목으로 국내 결제금액에 대해 0.04% 가량의 수수료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비자 등 카드사에 넘어가는 국내 이용액에 대한 수수료는 ▲2011년 1109억원 ▲2012년 1062억원 ▲2013년 1330억원(잠정) 등으로 매년 1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이들 카드사에 지급되는 전체 수수료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이번 국내외겸용 브랜드 출시로 연간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국내외겸용 브랜드 출시로 국부(國富) 유출 없는 '착한카드'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해외브랜드 다변화 전략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제휴를 통한 해외브랜드 출시는 제휴를 맺는 아멕스나 JCB 등 해외브랜드로서도 이익이다. 비자나 마스터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소비자의 해외카드이용 실적 중 비자의 비중은 지난 3월말 기준 56.6%다. 2011년(51.0%)에 비해 5% 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마스터도 같은 기간동안 3% 포인트 가량 비중이 증가해 29.0%를 기록했다. 이 두 회사의 점유율이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JCB와 다이너스 등 기타 브랜드의 비중은 19.7%에서 9.4%로 대폭 줄어들었고, 아멕스의 경우 3.1%에서 소폭 증가한 4.7%에 그쳤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자와 마스터가 해외이용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다른 브랜드의 비중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며 "아멕스와 JCB도 새로운 제휴 브랜드 출시로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