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가 제품 가격을 또 올렸다.
국가별로 제품 가격을 맞추려는 본사 방침에 따른 것이지만 원·유로 환율이 하락세임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 한국 소비자를 여전히 '봉'으로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라다는 최근 가방·지갑·신발 등 국내에서 판매중인 대부분의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일부 제품가격을 평균 5% 인상한 지 6개월 만으로, 별다른 안내 없이 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다에서 인기가 높은 핸드백의 인상률은 5~10%로, 이번 가격 인상으로 프라다를 대표하는 사피아노·고프레 라인 등이 모두 올랐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제품 중 하나인 '사피아노 BN 2274'은 235만원에서 244만원으로 9만원(약 3.85%), 또 다른 인기제품인 '사피아노 BN 1786'은 242만원에서 251만원으로 9만원(약 3.7%) 올랐다.
이들 제품은 지난해 12월에도 224만원에서 235만원으로 4.9%(11만원), 230만원에서 242만원으로 5.2%(12만원) 인상된 바 있다.
이번 가격 인상에 따라 '사피아노 BN 1844'는 211만원에서 228만원으로 17만원(8%), 235만원 하던 고프레 체인백이 252만원으로 17만원(7.2%) 올랐다. 지갑은 평균 3~5만원 인상됐다.
프라다코리아 관계자는 "원래 1년에 두 번 정도 가격 조정을 하는데, 올해는 이번에 올린 것"이라며 "이탈리아 본사에서 국가별 제품 가격을 맞추기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다까지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올해 대부분의 유럽 명품 브랜드 제품의 가격이 올랐다. 지난 6월 샤넬이 가방·지갑 등의 제품 가격을 평균 10%, 3월 루이뷔통이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7%, 1월에 에르메스가 평균 4.6% 인상했다.
업계는 올해부터 적용된 세법 개정안에 따라 수입가격 200만원 이상 가방에 대해 200만원 초과분의 20%를 개별소비세로 부과하는 방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입 원가에 영향을 주는 원·유로 환율 등을 반영하면 해외 명품 브랜드의 가격인상은 지나치다는 비판이 높다.
한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원화 강세에 힘입어 원·유로 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도 제품가를 인상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아지고 있다"며 "각 브랜드별로 글로벌 가격 정책을 다른 방식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환율이 떨어졌다고 명품 핸드백 가격을 내리는 경우를 못 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프라다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본사 지침으로, 환율 효과를 고려한 가격 인하 가능성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