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국내 재벌 2곳 중 1곳이 상속재산이나 경영권을 둘러싼 혈족 간의 분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재벌닷컴과 산업·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자산 기준 40대 재벌그룹 중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곳은 모두 17개. 재벌그룹 2곳 중 1곳에서 총수일가 형제 등 혈족 간 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재벌 혈족 간 분쟁은 형제간 상속재산이나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이 가장 잦았다.
국내 1위 재벌그룹인 범 삼성그룹 총수 일가도 분쟁에 시달렸다. 형제지간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상속재산을 놓고 소송을 벌였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은 '라면'사업을 놓고 갈등을 겪었다. 한라그룹은 정몽국 배달학원 이사장이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측의 주식매도 건을 두고 사문서 위조 등으로 고소하면서 분쟁이 불거졌다. 태광그룹은 이호진 회장 등 남매간 상속분쟁을 겪고 있다.
효성그룹도 형제간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 조석래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최근 형 조현준 사장과 동생 조현상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그룹 계열사의 배임·횡령 혐의를 수사해달라며 검찰에 고발했다.
금호가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아직 진행되고 있다. 대성도 사명을 둘러싼 장남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과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간 법적 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과거에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많았다.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범현대가 2세들 간 경영권 분쟁으로 결국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등으로 분리되면서 끝났다. 두산그룹 역시 고 박두병 전 회장의 2세들이 회장직을 둘러싼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