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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 세명의 친구들이 맞이하는 비극적인 결말...터질 것 같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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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중학교 졸업식 날 친구들과 있었던 일에 대한 트라우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지성(37)은 영화 ‘좋은 친구들’ 촬영에 앞서 이도윤 감독이 내준 숙제를 풀기 시작했다. ‘현태’라는 인물에게 친구들은 어떤 의미이며, 왜 부모와 연락을 끊고 살아야만 했는지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중학교 졸업식 때 눈 쌓인 산 속에서 인철(주지훈)이 사라진 걸 보고 현태가 오해하잖아요. 자기와 민수(이광수)를 버렸는줄 알고…. 그러다가 현태도 민수를 버리고 도망가려 했고요. 죄책감과 미안함을 가지고 평생을 사는 인물이에요. 그만큼 친구들의 모든 점을 안고 가려고 했을 거에요. 틀어진 친구 관계지만, 끝까지 친구들을 사랑했을 것 같고요.”

지성은 촬영 전 현태를 포용했다.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분출하지 않고 모든 일을 속으로만 썩이는 현태가 답답하게도 느껴졌다. 하지만 지성은 “감독님이 촬영 전 현태의 성장 과정을 자필로 써 줬다. 질문으로 가득했다. 그 숙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다 보니 캐릭터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보다 쉽게 현태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성이 본 현태는 “인철과 민수보다 대범한 친구”다. 모든 사람을 안고 가야 한다는 책임감에 119 소방대원이 됐다. 노래방 신에서 인철과 민수가 날뛰며 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것도 현태의 성격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감정표현도 적어졌다. “어른스러운 현태가 사랑하는 친구들과 부모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컸을 것”이라며 보듬었다.

감정표현에서 ‘무미건조한’ 현태가 감정을 표출하는 유일한 장면은 범인을 찾아 질주하는 신이다. 이 장면을 찍다가 관절이 뒤틀리기도 했다. “미친 듯이 달리고 싶었어요. 감독님께 오래 달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죠. 하루 동안 촬영하는 장면이었는데 찍으려고만 하면 비가 계속 왔어요. 날을 잡으면 예고도 없는 비가 내렸고요. 촬영을 중단하고 기다렸다가 또 뛰다가 중단하고 하다 보니 3일을 찍은 것 같아요.”

“달리는 장면에 평지이다가 갑자기 내리막길이 있어요. 멈추려고 하다 보니 갑자기 관절이 틀어진 거죠. 병원 갈 시간이 없어서 다리 곳곳에 파스를 붙였어요. (주)지훈이가 진통제를 갖다 줬는데 약 효과가 좋던데요? 근육이완제 먹고 바로 뛰었어요. 정말 씻은 듯이 통증이 가라앉았어요. 그담부터는 다시 전속력으로 달렸죠.”

모든 인물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어도 울 수 없었다. 현태가 친구들을 위해 흘린 건 눈물 한 방울뿐이다. “엔딩 신을 마지막에 찍었다. 카메라를 세팅해놓고 모든 스태프가 내가 편히 연기할 수 있도록 숨어 있었다. 인철의 집 현관문을 여는데 감정이 북받치더라. 내게 필요한 건 눈물 한 줄기 반 뿐이었다. 지난 세월처럼 흘러내리는 눈물이 진정성 있게 비치길 바랐는데 감정이 북받쳐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터질 것 같은 눈물을 참고 조절하다가 한 줄기 흐르는데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어요. 친구 세 명의 지난 이야기에 대한 아픔도 있지만, 앞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관계에 대한 아픔인 거죠. 물은 엎질러졌고 이미 말라버렸어요. 마시고 싶어도 없어요. 펑펑 운다고 물이 채워지지도 않아요. 아무리 노력해도 같은 관계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요. 복잡미묘한 현태의 감정이었어요.”

지성은 영화 속 현태·인철·민수의 관계를 이해했다. “현태와 비슷한 게 저도 중학교까지는 서울에서 다니고 고등학교 때 전남 여수로 전학을 갔어요. 지방에서 만난 친구들의 진정성을 알아요. 서울에서는 호리호리하고 빼빼 마른 느낌이었다면, 지방에서는 텃세에 싸움도 하고 남성적인 성격으로 바뀌었죠. 남자로 변해가는 과정이었어요. 현태의 트라우마와 맞아 떨어졌어요. 내 본모습과 다르게 더 강인해진 거죠. 그때 친구의 의미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했어요.”

그에게 의리란 이런 것이다. “대단한 게 아니더라고요. 함께 있는 게 우정이고 의리예요. 영화 속 세 명의 친구들처럼 늘 함께 해온 관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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