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월드컵 무대에서 제 버릇 남 못 주고 '핵이빨'을 드러낸 루이스 수아레스(27·리버풀)가 최대 2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수아레스는 25일 오전 1시(한국시간) 브라질 나타우의 이스타지우 다스 두나스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D조 3차전에서 상대 선수를 이로 물어 뜯었다.
상황은 이렇다. 양팀이 0-0으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후반 34분 수아레스는 이탈리아의 페널티 박스 안쪽에 있던 조르조 키엘리니(30·유벤투스)의 어깨를 물었다.
프리킥 찬스를 살리기 위해 어깨 싸움과 함께 치열하게 자리 다툼을 벌이던 수아레스는 키엘리니가 밀리지 않자 순간적으로 등지고 있던 키엘리니의 어깨를 가차없이 물어 뜯었다.
고통을 참지 못한 키엘리니가 강하게 뿌리치자 마치 본인이 안면 가격의 피해자인 듯 얼굴을 잡고 쓰러지는 비양심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프리킥을 주시하던 주심은 키엘리니와 수아레스가 동시에 그라운드에 나뒹구는 모습만을 봤을 뿐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억울한 키엘리는 물린 자국이 선명한 어깨를 드러내 보이며 주심에게 강하게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아레스가 경기 도중 상대를 물어뜯은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수아레스는 2010년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의 아약스에서 활약할 당시 PSV에인트호벤의 오트만 바칼(29·페예노르트)의 목을 물어 뜯어 7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로 이적한 이후에도 첼시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30)의 팔을 물어 뜯어 징계로 10경기 동안 나서지 못했다.
리버풀 구단주는 팀의 명예를 더럽힌 수아레스를 다른 팀으로 이적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1년 전 논란을 일으키고도 수아레스는 반성할 줄 몰랐다. 경기가 자신의 뜻대로 흐르지 않자 재차 감춰둔 이빨을 꺼내 월드컵 무대를 얼룩지게 만들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사후징계를 내릴 수 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심판이 비신사적 행위를 경기서 확인하지 못한 경우 사후징계를 릴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카메룬의 알렉스 송(27·바르셀로나)은 지난 19일 우루과이전에서 크로아티아의 마리오 만주키치(28·바이에른 뮌헨)의 등을 팔꿈치로 가격해 퇴장당한 뒤 사후징계로 A매치 3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FIFA 징계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