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벨기에가 2연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지었다.
벨기에는 23일 오전 1시(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이스타지우 마라카낭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H조 2차전에서 후반 43분 터진 디보크 오리기(19·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1차전에서 알제리(2-1 승)를 제압한 벨기에는 2승(승점 6) 고지에 오르며 H조에서 가장 먼저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과의 3차전(27일)에서 지더라도 최소 2위 안에 든다.
벨기에가 16강에 오른 것은 2002한일월드컵 이후 14년 만이다. 역대 최고 성적은 1986멕시코월드컵에서 기록한 4위다.
벨기에는 네덜란드·칠레·콜롬비아·코스타리카·아르헨티나에 이어 6번째로 16강 진출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벨기에가 H조 1위로 조별리그를 마치면 16강에서 G조(현재 1위 독일·2위 미국·3위 가나·4위 포르투갈) 2위와 격돌한다. 2위일 경우 G조 1위와 맞붙는다.
19세 신성 오리기가 팀을 구했다. 월드컵 두 번째 경기 만에 첫 골을 신고하며 자국 벨기에에 승리를 안겼다 .
러시아는 1무1패(승점 1)로 3위에 머물렀다. 마지막 3차전에서 알제리를 꺾어야 16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벨기에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4-2-3-1 전형을 들고 나왔다. 로멜루 루카쿠(21·에버턴)가 최전방에 섰고 에덴 아자르(23·첼시)·케빈 더브라위너(23·볼프스부르크)·드리스 메르턴스(27·나폴리)가 뒤를 받쳤다.
한국전에서 4-3-3 전형을 택했던 러시아는 5-1-3-1로 전형을 바꾸며 수비에 힘을 실었다. 알렉산드르 코코린(23·디나모 모스크바)이 2경기 연속 공격 선봉을 맡았다.
벨기에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아자르와 메르턴스가 좌우 측면을 흔들고 루카쿠와 마루안 펠라이니가 큰 신장을 앞세워 문전을 위협했다.
메르턴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는 전반 20분·22분·36분에 날카로운 드리블 돌파에 이은 슈팅으로 연신 러시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러시아도 특유의 '실리 축구'를 선보였다. 움츠리고 있다가 한 번에 치고 나가는 역습이 일품이었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도 만들어냈다.
전반 12분 빅토르 파이줄린(28·제니트)이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기습적인 왼발 슛을 시도했지만 '벨기에의 수문장' 티보 쿠르투아(22·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막혔다.
전반 44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코코린이 수비수 2명 사이에서 뛰어올라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공이 골대 오른쪽을 살짝 벗어났다.
골이 터지지 않자 마크 빌모츠(45) 벨기에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12분과 30분 오리기와 케빈 미랄라스(27·에버턴)를 연달아 투입했다.
빌모츠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오리기와 미랄라스의 합류는 벨기에의 경기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다시 주도권을 가져왔다.
후반 39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미랄라스가 시도한 오른발 직접 슈팅이 골대 왼쪽을 맞고 튕겨나갔다.
결국 골문이 열렸다. 후반 43분 아자르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땅볼 패스를 내줬고 문전에 있던 오리기가 오른발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