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아레나 판타나우에 뜬 '세종대왕'
18일(한국시간) 한국-러시아의 2014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리는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 '세종대왕'이 나타났다.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 조선시대 임금의 옷 곤룡포(袞龍袍)를 입고 브라질 복판에 나타난 이는 대학생 김필만(28)씨. 1개월 동안 면도를 하지 않으며 '세종대왕 콘셉트'에 대한 세심함을 살렸다.
명지대 국제통상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씨는 올해 3월 브라질로 넘어와 플로리아노폴리스에서 학업에 정진 중인 유학생이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곤룡포를 차려 입은 그는 경기 전부터 스타였다. 브라질 사람들을 비롯해 한국, 러시아 사람 가릴 것 없이 연이어 카메라 세례를 보냈다.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어 이겼으면 좋겠다"는 김씨는 "유학 중인 학교에서 발표를 할 때에도 이 옷을 입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주위의 관심을 즐겼다.
김씨는 알제리, 벨기에와의 2~3차전도 모두 관전할 계획이다. 인터뷰 중에도 김씨를 향한 카메라 세례는 멈추지 않았다.
○…붉은 악마·교민 등 2000여명 "대~한민국!"
붉은 악마 브라질월드컵 원정단 70여명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아레나 판타나우 경기장으로 들어서는 입구 주변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5일(한국시간) 인천공항을 출발한 응원단은 미국 디트로이트와 브라질 상파울루를 거쳐 쿠이아바에 도착했다. 비행시간만 25시간 이상이다.
알제리와의 2차전, 벨기에와의 3차전에는 2진까지 합류해 100여명 이상이 응원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먼 이동거리와 만만치 않은 비용 때문에 2006독일월드컵 때와 비교하면 작은 규모라고 한다.
이들은 브라질 현지 교민과 미국·칠레 등 주변국에서 넘어온 교민들과 합세해 태극전사에 힘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전체 인원은 2000여명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해문(34) 붉은악마 현장팀장은 "이곳에 있는 교민들은 마음 놓고 '대한민국'을 외치실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이 분들도 응원전에 유도해서 분위기를 끌어올릴 생각이다"고 했다.
○…아레나 판타나우로 가는 길, 왜 노란 물결?
한국-러시아의 경기는 쿠이아바 현지시간으로 오후 6시에 킥오프한다. 취재진은 숙소에서 제각각 셔틀버스를 이용해 경기가 열리는 아레나 판타나우로 이동했다.
오후 3시 무렵 아레나 판타나우의 주변은 한국과 러시아의 팬들로 일찌감치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기장 주변의 왕복 1차선 도로는 꽉 막혔다.
그런데 한국과 러시아가 아닌 노란색 티셔츠의 무리들도 많이 보였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되는 브라질-멕시코의 A조 조별리그 2차전을 보고 응원하기 위한 브라질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거리는 물론 음식점, 상점 등 TV를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모여들었다. 아레나 판타나우 옆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는 어림잡아 200여명 이상의 많은 브라질 사람들이 모여 TV 앞에 앉았다.
'축구의 나라'에 사는 국민들답게 경기를 앞두고 진지하게 TV를 응시하는 브라질 사람들의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 브라질-멕시코 경기 관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플레이어 코비 브라이언트(36·LA 레이커스)가 브라질을 찾았다.
평소 축구광으로 소문난 브라이언트는 이날 포르탈레자의 카스텔랑에서 열린 브라질-멕시코의 A조 조별리그 2차전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미디어센터에 있는 중계 화면을 통해 브라이언트의 모습이 잡히자 몇몇 외신 기자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반가운 듯 미소를 보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브라이언트는 축구광이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의 경기가 없는 날에는 리오넬 메시(27)가 출전하는 아르헨티나의 축구 경기를 보러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도 직접 찾았던 브라이언트는 메시를 비롯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포르투갈), 네이마르(22·브라질)를 향해 손가락을 세웠다. 또 메시와 함께 터키항공 광고 모델로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