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팀을 앞세운 '전차군단' 독일이 한 명의 스타에 의존한 포르투갈을 완파하고 월드컵 100번째 경기 출전 신기록을 자축했다.
독일은 17일 오전 1시(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G조 1차전에서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의 해트트릭과 마츠 훔멜스(26·도르트문트) 1골을 묶어 4-0 완승을 거뒀다.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인 독일은 조별리그 첫 경기를 기분좋은 승리로 장식하며 월드컵 5회 우승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포지션별로 쟁쟁한 스쿼드를 앞세운 독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라는 한 명의 특급 스타를 내세운 포르투갈의 '창과 창' 대결은 독일의 압승으로 끝났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2위의 독일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4위의 포르투갈을 제압했다. 포르투갈과의 역대 A매치 전적에서 17전 10승5무3패를 기록, 상대 격차를 더욱 벌렸다.
독일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조별리그 첫 경기 전승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당초 G조는 독일·포르투갈·가나·미국이 한 조에 묶이면서 '죽음의 조'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날 독일이 압승을 거두면서 16강 진출을 위한 남은 한 자리를 놓고 나머지 세 팀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양상으로 흐르게 됐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에서 5골을 넣으며 골든부트와 베스트 영 플레이어를 수상한 뮐러는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향한 불씨를 당겼다. 현재까지 득점 선두다.
2골씩을 기록한 브라질의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네덜란드의 로빈 판 페르시(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르옌 로벤(30·바이에른 뮌헨),프랑스의 카림 벤제마(27·레알 마드리드)를 따돌렸다.
3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을 너머 그 이상의 성적에 도전하고 있는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 분수령으로 꼽힌 이날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완패를 당해 남은 경기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주전 센터백 페페(31·레알 마드리드)의 퇴장으로 23일 예정된 미국전에 출장할 수 없다는 점이 더욱 뼈아프게 됐다. 페페는 FIFA의 추후 징계 여부에 따라 자칫 나머지 조별리그를 뛰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페페는 전반 36분 독일의 뮐러와의 신경전 과정에서 머리로 들이받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경고 없이 바로 퇴장 명령을 받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조별리그 빅매치 가운데 하나로 꼽힌 이날 경기는 예상보다 빨리 독일의 흐름으로 기울었다.
전반 초반 잇따라 독일 문전으로 패기있게 슈팅을 시도했던 포르투갈은 전반 10분 포르투갈의 주앙 페레 이라(30·벤피카)가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범한 파울을 시작으로 급격히 무너졌다.
전반 12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뮐러가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독일이 1-0으로 앞서 나갔다. 독일은 만회골을 위해 공세를 늦추지 포르투갈을 상대로 추가골을 뽑으면서 추격 의지를 꺾었다.
전반 31분 장신 수비수 훔멜스가 코너킥 세트피스 때 공격에 가담해 헤딩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포르투갈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자 다혈질인 페페는 독일의 뮐러를 상대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전반 36분 퇴장을 당해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후 독일의 완벽한 흐름으로 기울었다. 독일은 전반 46분 뮐러의 추가골로 전반을 3-0으로 마쳤다.
수적 우위와 큰 점수 차로 앞선 채 후반전을 맞이한 독일은 후반 35분 뮐러의 해트트릭을 완성하는 네 번째 골까지 터지면서 경기를 4-0 대승으로 마쳤다.
포르투갈은 후반 20분 수비의 핵심인 파비오 코엔트랑(26·레알 마드리)의 부상까지 겹치는 불운 끝에 완패를 받아들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