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김)광현이가 포수 한 명 살리고 있는거죠. 요즘 볼이 워낙 좋아요."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포수 이재원(26)이 에이스 김광현(26)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재원은 지난 1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처음으로 투수의 완투승을 이끌었다.
완투승의 주인공은 에이스 김광현. 김광현은 9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2010년 6월20일 문학 KIA전 이후 1455일만에 완투승을 거뒀다.
이재원은 "투수의 완투승을 리드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고맙다. 같이 짜릿하더라"며 활짝 웃었다.
SK의 이만수(56) 감독은 전날 김광현이 완투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공격적인 피칭을 꼽았다. 이 감독은 "이재원이 김광현을 공격적으로 이끌었다. 그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이재원은 "어떤 투수든 공격적인 볼배합을 하는 편이다. (김)광현이에게는 더 그렇다"며 "김광현의 성격 자체가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최근 볼이 워낙 좋아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광현이 포수 한 명을 살려주고 있는 셈이다. 고마울 뿐이다"며 "내가 잘했다기보다 (김)광현이 볼이 워낙 좋다. 어렵게 가지 않아도 된다. 원하는대로 들어오고 힘도 있다"고 강조했다.
'포수' 이재원에게는 그간 SK 안방을 지켰던 기라성같은 선배가 '교과서'였다.
이재원은 "박경완·조인성·정상호 선배 등 좋은 포수가 워낙 많지 않았나. 보는 것이 공부가 됐다. 현재 내가 포수를 맡는데 밑거름이 되어주셨다"며 "잘 하는 선배님들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이재원의 타격 페이스는 여전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재원의 타율은 0.430이다. 압도적인 타율 1위다.
이재원은 "포수로 나가면 체력적으로는 힘들다. 그래도 나의 가치를 올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타율은 신경쓰지 않는다. 4할을 유지하고 있다는 자부심은 있지만 한 경기에만 집중할 뿐 타율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비시즌 동안 함께 재활 캠프를 했던 후배 한동민을 보면서 배웠다는 이재원은 "후배에게도 보고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타격폼이나 풀스윙을 가져가는 것을 보고 (한)동민이에게 많이 물어봤다. 타격폼에도 변화를 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