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 1999년 폐지된 군 복무 가산점 대신 대학 학점제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정부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될 경우 대학을 다니다 군에 입대하는 이들에게 복무기간에 따라 학점이 부여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 재학 중 입대할 경우 정부가 학점으로 보상해주겠다는 것인데, 가산점 제도를 부활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대학을 가지 않은 이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방부에서 (군 복무기간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외부 용역을 줘 군 복무가 학점과 연결될 수 있는지 결과가 나왔다”며 “그것을 토대로 검토 중이고 국민 여론을 듣고 정책에 반영할지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복무기간을 학점으로 인정해 주는 방안이 군 가산점제와 마찬가지로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학점제는) 군 가산점과는 무관하다. 확정된 것이 아니고 의견을 듣고 있다"며 "의견을 주면 여론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학점제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대학 재학 중 입대해 학업을 잇지 못하는 데다 가산점제 폐지 이후 제대자에 대한 사회적 보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전체 병사 45만2500여명 중 대학에 다니다가 입대한 이들은 85%가량인 38만4700여명이다. 군은 군대 내에서 온라인 수강을 통해 대학 강의를 듣는 '학점이수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1학기 이용자는 1.48%(5784명)에 불과하다.
국방부의 학점제는 복무기간 자체를 교양과목이나 일반선택 과목으로 인정해 대학 학점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대학을 다니지 않은 경우는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점을 쌓을 수 있게 하고 대학 입학할 경우 이 학점을 인정해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 병역 형태에 따라 현역(병사·간부·상근예비역 등)과 보충역(사회복무요원 등)에 대한 학점 적용 대상 여부와 인정 방식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달 중으로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에 군 경험의 학점 인정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에 대해 교육부와 협의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