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넥센 히어로즈 톱타자인 서건창(25)은 올해 기량이 급성장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서건창은 올 시즌 53경기에 나서 타율 0.373의 고공비행을 지속 중이다. 안타(84개)와 도루(22개)는 각각 리그 1위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삼진(14개)과 볼넷(22개)의 비율도 수준급이다.
정교함과 빠른 발, 여기에 선구안까지 갖춘 서건창이 리그 최고의 톱타자 수준에 올라섰다는 주장에는 큰 이견이 없다.
서건창은 7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파워까지 선보였다.
4-4로 맞선 6회말 2사 2,3루에서 등장한 서건창은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높은 직구를 잡아 당겼다. 오랜 시간 공중에서 머문 타구는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3점 홈런으로 연결됐다.
팽팽하던 균형은 서건창의 한 방 이후 넥센쪽으로 기울었다. 넥센은 7회 유한준-박병호의 백투백 홈런을 보태 두산을 9-7로 따돌리고 3위 자리를 꿰찼다.
서건창은 "홈런이 될 줄 몰라서 전력 질주를 했다. 평소에도 집중을 하지만 더욱 집중했던 것 같다. 코치님께서 자신있게 치라고 이야기 해주셔서 그냥 스윙한다는 생각으로 쳤다"고 말했다.
2012년 혜성처럼 등장한 서건창은 그해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성장이 기대됐던 지난해에는 타율 0.266(316타수 84안타)의 조금은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한창 페이스를 끌어 올려야 할 6월에 오른 새끼 발가락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2년차 징크스를 겪은 서건창은 올해 완벽하게 부활했다.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을 붙이면서 1개에 불과했던 홈런도 벌써 세 차례나 경험했다.
"작년에도 준비가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서건창은 "지난 해에는 의욕이 너무 앞섰다. 올해는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집중력을 좀 더 가지려고 하는 것이 작년과 달라진 부분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를 따라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지금도 트레이닝 코치가 주신 스케줄에 따라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염경엽 감독은 "박병호와 서건창의 홈런이 주효했다. 유한준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활약을 해주고 있어서 팀에 많은 보탬이 되고 있다"면서 "1선발 밴헤켄이 승리를 지킬 수 있었는데 다음 등판에도 좋은 활약을 부탁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