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6)은 도통 만족을 모른다. 한 경기에 3안타를 쳐도 스윙이 맘에 들지 않았다면 끝모를 자아성찰에 돌입하기 일쑤다.
최소한 야구만큼은 완벽함을 추구하려는 노력 덕분인지 성적은 늘 상위권이다. 올 시즌에도 47경기에 나서 타율 0.353 안타 67개 26타점을 기록 중이다.
물론 이 손아섭에게는 성이 차지 않았다.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만난 손아섭은 "나는 많이 부족한 3번타자"라면서 스스로를 깎아내렸다.
쉽게 납득하기 힘든 말이지만 손아섭은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발언을 이어갔다.
손아섭은 "팀내에서는 기록이 좋다. 3번타자이니 당연히 잘해야 한다"면서 "팀만 보지 말고 전체를 봐야한다. 리그에서 나보다 잘하는 외야수들이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스스로가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대목은 해결사 능력이다. 중심 타자이지만 임팩트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은 손아섭의 새로운 근심거리다.
"내가 생각하는 3번타자는 팀이 어려울 때 자기 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선수여야 한다"는 손아섭은 "박병호 선배나 강정호 선배, (김)현수형과 비교하면 나는 필요할 때 치는 능력이 떨어진다. 냉정하게 말하면 나는 해결능력이 있는 선수가 아니다"고 자평했다.
손아섭은 "아직 멀었다"를 외치고 있지만 분명 그는 리그를 대표하는 3번타자 중 한 명이다. 빠른 발을 활용한 주루 플레이와 넓은 수비범위는 덤이다.
하지만 손아섭은 본인에게 어울리는 옷을 2번타자라고 말한다. 손아섭은 "나는 해결보다는 연결을 해주는 스타일이다. 요즘은 2번타자가 더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손아섭이 쉽게 3번타자 자리를 내줄 인물도 아니다. 손아섭은 "전광판을 쳐다보면 2번타자 보다는 3번타자가 좀 있어보이지 않느냐"면서 "그것 때문에라도 3번타자 자리를 내놓고 싶지는 않다"고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