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30일 서울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주교관에서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을 만나 적극적인 도움을 약속했다
유가족대책위원회 김병권 위원장은 “우리를 이렇게 반겨 줘서 위로가 된다. 아마 여기 있는 모든 분이 위로해주는 마음을 느낄 것이라 믿는다”고 인사했다.
염 추기경은 “아마 우리나라 많은 분이 마음 아파하고 함께 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중에 하나다”고 말했다.
배석한 유가족은 “이런 비극이 우리 아이들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 우리 딸과 이곳 명동대성당에 왔는데 그 생각이 나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어 “우리가 3일 동안 국회의원 사무실 강당에 있었다. 여야 간에 조율이 안 됐다기에 그곳에 머물게 됐다. 우리는 아이들을 잃고 사상자가 400명이나 되는데, 우리 아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부탁했다”며 “그 기간이 너무 힘들었다. 추기경이 나중에 한 말씀 해주며 정치인들을 혼내줬으면 좋겠다”고 청했다.
염 추기경은 “무죄한 죽음이 절대로 헛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무죄한 아이들의 죽음이 너무 마음 아프고 이러한 상황은 너무 말이 안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우리는 희생자 가족들에게 적극적이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며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을 통해 더 구체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법을 찾겠다고 전했다.
염 추기경은 이에 앞서 유가족과 함께 앉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바치는 기도’ 의 상본에 그려진 ‘세월호 희생자들을 품에 안은 성모’(그림 김옥순 수녀·성바오로딸수녀회)를 가리키며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를 보며 그 어머니인 성모마리아가 매우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여기 부모들도 얼마나 억울하고 마음이 아프겠나. 여기 성모마리아에게 우리 아이들을 맡기며 기도하자”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잠시 침묵 중에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를 위해 유가족과 함께 기도하고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바치는 기도’를 봉헌했다.
이날 자리에는 유가족대책위원회 김병권 위원장, 전명선 부위원장, 이수하 부대변인 등 7명의 유족이 참석했다. 대한변호사협회 황필규 변호사, 인권재단 사람 박래군 상임이사도 함께했다.
천주교 측에서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교구장대리 유경촌 주교, 사무처장 임병헌 신부, 홍보국장 허영엽 신부, 사회사목국장 정성환 신부가 나섰다.
한편, 염 추기경은 지난 16일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을 면담했다. 18일 명동대성당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미사를 주례하며 강론을 통해 정부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