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타율 1위' 이재원(26·SK 와이버스)이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것보다는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공격도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밝혔다.
이재원은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앞서 "지명타자는 반드시 쳐야 한다는 정신적 압박감이 있다"며 "하지만 포수도 함께 하면 조금은 여유도 생기고 흐름도 찾기 쉽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이날 경기에 4번 타자 겸 포수로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6일 현재 이재원은 41경기에 출전해 5홈런 33타점 타율 0.426(141타수 60안타)의 뜨거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4할 타율을 넘은 선수는 이재원뿐이다. 이 부문 2위인 두산의 오재원(0.393)보다 무려 3푼 이상이 높다.
시즌 초반 지명타자로 출전, 타격에만 집중했던 이재원은 베테랑 포수 조인성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정상호와 허웅이 모두 부진하면서 포수도 함께 맡게 됐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포수와 타격을 함께해 지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은 이재원은 "힘든 부분도 분명히 있다"며 "경기 전 타자 미팅과 투수 미팅을 모두 참석하다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난다"고 웃었다.
이어 "현재 코치님들과 함께 기술훈련보다는 체력을 잘 유지하고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춰 몸을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뜨거운 타격의 비결로는 상무에서의 2년을 꼽았다.
그는 "상무에서 많은 경기에 출장하면서 조급함이 없어진 것 같다. 오늘 못 쳐도 내일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마음이 조금 편하다"며 "다만 못 칠 때 타율이 최대한 적게 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원은 2006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 때 류현진(27·LA다저스)을 제치고 SK에 입단했다. 류현진과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류현진과 달리 이재원은 긴 무명 시간을 거쳤고 이제서야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신시내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5승째(2패)를 따냈다.
이재원은 오전에 류현진 경기를 보았느냐는 질문에 "어떻게든 (류)현진이와는 연결이 되는 것 같다"며 "현진이가 잘하는 날은 나도 잘돼 기대된다"고 활짝 웃었다.
현역 시절 포수로 이름을 날렸던 SK 이만수 감독은 "이재원이 이제 공수주에서 나보다 못하는 것이 없는 것 같다"고 엄지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