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윤석영(24·퀸즈파크레인저스)의 합류로 흔들리던 홍명보호는 정상 경로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윤석영은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했다. 이로써 2014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태극전사 23명이 모두 모였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튀니지와의 평가전을 코앞에 두고 왼쪽 풀백 자원이 모두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김진수(22·알비렉스 니가타)는 발목 부상으로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튀니지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또 다른 왼쪽 풀백인 윤석영은 지난 14일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소속팀 QPR이 1부 리그(프리미어리그) 승격이 걸려있는 2013~2014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플레이오프 결승전에 진출하며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만약 윤석영이 결승전에 출전하게 되면 귀국 후 회복을 위한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튀니지전 투입은 무리다.
구멍난 수비 자리를 메우기 위해 홍명보(45) 감독은 고심을 거듭했다.
결국 김창수(29·가시와 레이솔)·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 등 다른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을 왼쪽 수비에 투입하는 플랜B를 준비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하루 만에 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플랜A를 재가동할 수 있게 됐다.
윤석영이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전에 결장한 것이 대표팀에겐 호재가 됐다. 결승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렸고, 실전에 나서지 않은 만큼 회복기를 가질 필요도 없다. 여독만 푼다면 튀니지전에 출전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홍 감독은 이날 "월드컵 전에 한국이 가질 수 있는 평가전을 튀니지전을 포함해 두 번 뿐이다. 이 기회를 소중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튀니지전에 정통 왼쪽 풀백인 윤석영과 김진수가 아닌 대체 선수가 들어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이들 2명이 모두 빠진 채 평가전을 치른 다는 것 자체가 대표팀에게는 손해다.
평가전이 앞으로 3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윤석영의 출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홍 감독은 "윤석영의 상황을 쭉 지켜봤다. 결과적으로 결승전에 출전하지 않은 것 그리고 가장 염려했던 부상이 없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소집 후 몸상태를 확인해봐야겠지만 경기를 소화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윤석영 역시 "소속팀에서 항상 최고의 몸상태를 유지해 왔다. 실전 경기를 소화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윤석영의 합류 덕분에 대표팀은 제대로 된 평가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한편 홍명보호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고강도 훈련을 강행했다.
특히 홍 감독은 지난 12일 소집 훈련이 시작된 뒤 처음으로 하루 2회의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오전에는 체력과 수비 조직력 강화 훈련에 힘을 쏟았다. 약 1시간30분 가량을 투자했다.
오후 들어 빗방울이 굵어졌지만 홍 감독은 선수들을 훈련장으로 불러 모았다. 오후 늦게 입소한 윤석영과 부상 치료 중인 김진수를 제외한 21명이 모였다.
조끼팀과 비조끼팀으로 나눠 숏패스 게임을 펼친 선수들은 이후 포지션별로 맞춤형 훈련을 실시했다. 공격수들은 슈팅·중앙 미들필더와 수비수들은 롱패스 훈련을 했다.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29·아스날)의 모습이 가장 눈에 띄었다.
다른 공격수들이 운동장 왼쪽 골대에서 차례대로 슈팅 연습을 하는 동안 박주영은 오른쪽 골대에서 홀로 시뮬레이션 훈련을 했다.
코칭스태프가 센터서클 부근에서 전진패스를 내주면 페널티지역 정면에 있던 박주영이 공을 잡아 최대한 간결한 동작으로 터닝슛을 시도했다.
박주영은 특별 훈련을 통해 튀니지전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