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청와대는 30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위로한 할머니가 정부 측이 동원한 인물이라는 보도를 “말이 안된다”고 부인하고는 “사실에 입각한 보도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밤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합동분향소에 조문을 갔다가 우연히 만난 할머니와 인사한 것을 두고 쇼를 하기 위해 연출했다는 말이 안 되는 보도가 나와서 조문하러 왔다가 졸지에 동원된 배우가 된 할머니 가족들의 마음에 상처를 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사고 직후에 현장을 방문했을 때 병원에 누워있는 아픈 아이를 쇼하기 위해 데려왔다는 왜곡된 보도로 아이 가족으로부터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며 “이런 보도는 우리 사회에 불신을 키우고, 혼란을 가중시키고 모든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 시대에는 이런 잘못된 보도가 국민들 사이에 급속히 불신을 야기시키고, 국민과 정부 사이를 갈라놓는 것”이라며 “부디 슬픔에 잠긴 국민들이 안정을 되찾고, 합심해서 이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언론에서 사실에 입각한 올바른 보도를 해 주길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당시 할머니를 부축한 사람도 대통령 경호원이 아닌 안산시와 계약한 상조업체 소속 장례지도사라고 전했다.
앞서 민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도 조문 연출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분향소에는 조문객, 유가족, 일반인들이 다 섞여있어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가운데 한 분이 대통령에게 다가와 인사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민 대변인은 또 “연출해서 득이 될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연출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해당 할머니의 신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도 말했다.
전날 박 대통령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할머니가 다가와 울면서 말을 건네자 어깨를 감싸며 위로했다.
그러자 이 같은 장면이 담긴 사진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할머니의 정체가 불분명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해당 사진이 연출된 것이라는 의혹이 확산됐다.
포털사이트에는 줄곧 일반인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박 대통령의 뒤를 따라다니는 것이 이상했다거나 손자·손녀를 잃은 할머니의 손톱에 붉은 매니큐어가 칠해져있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또 일부 언론에서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어 해당 여성이 청와대의 부탁에 따라 조문을 하는 대통령 가까이서 뒤를 따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여성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은 유가족이 아니며 조문을 위해 분향소에 갔다가 우연히 박 대통령의 뒤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분향소 방문은 누구의 부탁에 따른 것도 아니며 어떤 정치행사에도 참여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