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 북한의 무인항공기와 관련해 군 수뇌부의 문책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 국방부가 새로운 위협이 나타난 것인 만큼 앞으로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북한에 눈 뜨고 당한 만큼 수뇌부를 문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한 대답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군 수뇌부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최근에 출연했기 때문에 군이 그에 대한 대비를 이제 할 수 있게 됐다”면서 “(그동안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가지고 추궁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위협이 나타났기 때문에 그에 대해 군사작전 또 여러 가지 방공작전 차원에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대책을 빨리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무인기 발견 후 처음 열린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그간 군의 대처나 작전에 대한 지적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새로운 위협이 발견됐으니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데 그쳤다는 뜻이다. 하지만 9시까지로 예정돼 있던 이날 회의는 20여분 가량 더 진행됐다.
무인기 실물을 공개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국방과학연구소에서 회수한 북한산으로 추정하는 소형 무인기를 분석하고 있다”며 “분석 작업이 끝나면 그때 가서 공개할 것인지 다시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김관진 장관이 이날 오전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열고 무인기에 대한 새로운 대비책 마련을 직접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변인은 “김 장관이 이번에 발생한 북한으로 추정되는 소형 무인기는 새로운 위협으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이야기했다”며 “소형 무인기는 북한이 정보력에 대한 열세를 만연하기 위해서 정찰용으로 개발했다고 보는데 앞으로 침투 및 테러목적 등 공격용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우선 GOP등 전방부터 후방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존 전력으로 감시, 탐지, 식별 및 타격에 이르기까지 대비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며“동시에 단기 및 중기적으로 방공망을 공격용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강구하라고 이야기했다”고 소개했다.
또 “이번에 드러났듯이 주민 홍보와 신고망을 재정비하는 등 민관군 통합방위차원에서 대비태세도 발전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완벽한 작전대비 태세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신속 정확하고 충분성의 원칙아래 즉각적으로 현장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태세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현존 전력으로 감지, 식별, 타격하라고 지시한 것이 무인기가 식별이 안 된다는 등 그동안의 설명과 배치된다는 지적에는 “그래서 지금 단기 및 중기 대책으로 소형 무인기와 같은 작은 비행체를 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조기에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그 이전까지는 우리가 갖고 있는 또 다른 장비들을 발굴해서 최대한 탐지 및 감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이 전방의 각 축선별로 무인기를 침투시켜 정찰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무인기가 추락했을 가능성도 있다”며“그런 차원에서 전방에 있는 병력들을 동원해 혹시라도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는 북한으로 추정되는 소형 무인기를 찾는 수색 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언급한 무인기의 탐지, 식별, 타격체계에 대해서는 “합참에서 앞으로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만 답했다.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법적 조치에 대해서는 “우리 영공에다 불법으로 비행체를 침투시킨 그 자체가 정전협정 위반이다. 이는 국제협약에도 위반이기 때문에 두 가지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기 엔진을 가솔린 엔진으로 개조해 비행거리를 늘린 것 같다는 보도에 대해서는“북한에서 만들고 발진시켰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무인기는 주로 일제 엔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그 엔진이 소음이 적고 비교적 연료효율이 높아 상당히 많이 날아가기 때문에 그런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을 개조했다는 것은 조사가 끝나지 않아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척 무인기의 추락 원인에 대해서는“내부에 연료가 전혀 없는 것으로 봐서 연료부족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인기에 핵을 실어 타격을 할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15㎏짜리 무인기에 실을 수 있는 작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없다”고 말했다.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 동체 내부에 '35'라는 숫자가 적혀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일부 매체에서 35가 '35번째 기체다'고 추정하는데 그것은 좀 더 분석해 봐야 알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제 삼척에 떨어진 것은 내면에 ‘35’라는 글씨가 써져 있었고 파주에 떨어진 것은 ‘24’라는 글씨가 써져 있었다. 백령도에 떨어진 것은 ‘6’이라는 숫자가 그려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간인의 무인기 신고에 따른 포상이 관련 규정이 없어 할 수 없다는 지적에는 “기존의 다른 사례를 비교해서 담당부서에서 (포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척 무인기에 찍힌 시설에 울진 원전 등이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울진 원전까지 촬영했는지 확인된 것은 없다”며 “저장된 화상자료를 확인해야 되는데 (최초 신고자인 이모씨가 메모리카드를 삭제해) 자료가 없기 때문에 확인하기 곤란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