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사법살인' 의 진실이 밝혀진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24일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대한 재판부 판결에 대해 "당시 사형집행에 이르기까지 관련된 사람들은 역사와 국민 앞에 한번쯤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의원도 이날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의 인터뷰에서"내가 대학 3학년 때의 사건"이라며"당시에도 사법살인으로 봤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유신반대운동을 봉쇄하기 위해서 사법살인을 한 것"이라며 "한국 정치사와 법조사에서 가장 불행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홍 의원은 또 인혁당 사건으로 인해 사형당한 유족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전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 '부친의 일이고, 박 전 대표 대학시절의 일이지만 부친의 문제를 도의적으로 사과할 기회가 있으면 사과하는 게 옳다"며"박 전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의 공과(功過) 중에서 공만 안고 가선 안 된다. 박 전 대표가 좀 더 큰마음으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이제는 민주-반민주 시대도 지났다"며 "박 전 대통령의 공적도 많고 과실도 있었는데, 과로 분리되는 부분은 국민에게 사과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또한 재판부의 무죄판결로 검찰의 항소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과 관련 "검찰이 항소하는 건 넌센스"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유신시절 도시산업선교회 목회자로서 1974년 1월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79년에는 YH여공 농성사건의 배후로 몰려 옥고를 치른 바 있는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역시 이와 비슷한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명진 목사도 25일 '인혁당 무죄 판결'과 관련해 박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 위원장은 이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가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국민들은 그분을 (유신 정권과) 깊은 관계가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인혁당 재심 판결이 최근 내려졌으니 국민들이 그의 생각을 알고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국민들은 후보들의 과거 발언이나 특정사건에 대한 입장 등 알고 싶어하는 것들이 많다"며 "이런 문제들은 후보검증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 목사는 "한 사람에게 초점을 너무 맞추는 게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며 "박 전 대표뿐만 아니라 이명박 전 시장, 손학규 전 지사 등 다른 대선 주자들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