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여야 지도부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공약 이행 문제를 놓고 상대를 향해 비판과 막말 발언을 쏟아내며 난타전을 벌였다. 사건은 안철수 공동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기득권 내려놓기의 상징이었던 기초공천 폐지 공약은 어떻게 됐습니까. 왜 대선공약 폐기를 여당의 원내대표가 대신 사과하는가. 충정이냐, 월권이냐”고 발언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듣고 있던 최 원내대표는 연단을 향해 “너나 잘해”라고 소리쳤다.
야권은 최 원내대표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강하게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제1야당 대표가 본회의장서 연설하는데 여당 원내대표가 ‘너나 잘해’ 이렇게 소리치고 있는 것을 보고 이 집권세력의 오만과 독선이 그 야말로 이젠 도를 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비난했다.
문재인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어제 새누리당 대표 연설과 오늘 안 공동대표의 연설을 한 번 비교해보길 권한다. 야당을 비난하고 탓하고 싸우려는 자세와 국가와 국민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자세가 뚜렷하게 대비된다”며 “대표 연설을 품격 있게 주고받는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을까”라며 꼬집었다.
이윤석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오늘 안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참으로 경망스럽기 짝이 없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상식밖 행동이다. 집권당 원내대표의 품격을 내팽개친 최 대표의 몰상식한 행동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 파트너인 제1야당의 당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하는 과정에 불쑥 끼어드는 것이 새누리당식 품격정치인가”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최 원내대표에게 정식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대변인도“보통 사람들 사이에서도 쓰지 않는 천박한 언사를 제1야당 대표가 연설하는 중에 했다는 것은 자신의 인격의 수준을 의심하게 하는 상상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정치 도의에도 어긋나고 인간의 기본적 윤리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최 원내대표는 안철수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 국민들께 정중하게 오늘 안에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날을 세웠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김제남 원내대변인은 “오늘 최 원내대표의 언사는 야당을 무시한 처사이며 민생국회, 상생의 국회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라면서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 품위를 실추시킨 최 원내대표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새민련 의원들의 야유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 구우일모(九牛一毛)”라며 맞불을 놨다.
박대출 대변인은“새민련의 시비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이고 자가당착(自家撞着)이다. 어제 최 원내대표 연설 때 새민련 의원들은 시종 야유를 퍼부었다”며“최 원내대표가 오늘 본회의장에서 안 대표의 무례함을 지적한 것에 대해 새민련이 시비를 걸고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오늘 안철수 새민련 공동대표는 전날 최 원내대표가 공천 문제와 관련해 사과한 것에 대해 ‘월권이냐 아니면 충정이냐’라고 물었는데, 전쟁을 벌이는 장수간에도 예의를 갖추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상대당 대표에게 월권이니, 충정이니, 비아냥거리며 직접 인신공격하는 것을 야당에게도 본 적이 없다”며 “하물며 국회 등원한지 1년도 안되는 초년생 당 대표가 상대당 대표를 향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으니 역시 새정치의 소멸을 자기 고백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안 대표는 스스로를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렇다면 갓 태어난 아이가 어른을 혼내는 무례를 저지른 것”이라며“하룻강아지가 범에게 달려드는 무모함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