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새누리당의 6·4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27일 경선후보를 압축하는 '컷오프' 문제를 놓고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차 컷오프로 '정몽준·김황식·이혜훈' 3명을 압축한 가운데, 2차 컷오프로 이혜훈 후보를 배제하느냐 여부를 두고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정 의원은 2자대결 방식이 당의 원칙을 깨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김 전 총리는 2자대결 구도가 더 원칙에 합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력 후보인 정 의원과 김 전 총리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이끌어 내기 위한 수(數)싸움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당 안팎에서는 김 전 총리와 이 최고위원이 모두 친박(친박근혜)계로 지지기반이 일부 겹치고 있어 이 최고위원이 빠진 양자대결로 가면 기존 3자 대결 구도에 비해 김 전 총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에서는 그동안 쭉 3명으로 하겠다고 발표하다가 느닷없이 1명을 더 빼겠다고 한다”면서“특정 후보를 도와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2자대결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당이 자살골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이런 사태를 일으킨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김 전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2자대결 구도가 더 원칙에 합당하다”면서 “경쟁력 있는 후보 두 사람이 일대일로 붙어서 집중토론을 거쳐 선택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경쟁력 있는 후보 선출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다른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반발한다는 이유만으로 원칙이나 기준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사자인 이 최고위원은 자신의 2차 컷오프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3명이 불가능한 숫자라는 건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동의할 수 없고 전례도 없다”며 “맞지 않은 룰을 번복하는 것은 이상한 의도가 있지 않은지 의심스럽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특히“특정 후보를 유리하게 해주려는 룰 변경에 대해 중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당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당내에서도 경선 룰 문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서울의 경우 순항하고 있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특정후보 밀어주기라는 의심을 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