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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잇따르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더이상 개인정보 안전지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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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대다수 "정보유출 사고 반복될 것" 우려

[시사뉴스 김재욱 기자]  "하루에도 몇번씩 쥐도 새도 모르게 제 개인정보가 새 나간다고 생각하면 소름돋아요."

지난 1월 국민과 농협, 롯데 등 3개 카드사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에 직장인 이모(33)씨는 서둘러 컴퓨터를 켰다.

자신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카드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했지만 유출된 정보 목록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컴퓨터 모니터에 뜬 유출 목록은 '성명'과 '휴대전화', '직장전화', '주민번호', '자택주소', '직장주소', '직장정보' 뿐만 아니라 '결혼여부'와 '자가용보유여부', '주거상황' 등 사실상 자신에 대한 모든 정보가 유출됐다고 표시된 탓이다.

이씨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고 소름돋는다"며 "유출된 개인정보가 암암리에 인터넷을 떠돌아다닌다고 생각하면 마치 알몸으로 강남역 앞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리를 소홀히한 카드사도 문제지만 '유출된 개인정보는 유통되지 않았으니 2차 피해 우려는 없다'고 발표한 정부는 더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KT 홈페이지 가입고객 1200만여명의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되기도 했고, 주유소에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몰래 신용카드를 만들어 사용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처럼 잇따르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사고에 대해 시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 당시 직장정보 등 6가지 항목의 정보가 유출된 직장인 윤모(36·여)씨는 "사고 후 스팸 문자메시지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급격히 늘어났다"며 "정부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 대응에 신물이 난다"고 토로했다.

대학생 정모(24)씨는 "계속되는 개인정보 유출로 사실상 우리나라 전 국민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것이나 다름없지 않냐"며 "더이상 개인정보 안전지대는 없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은 앞서 2008년 GS칼텍스와 옥션, 2011년 네이트, 2012년 KT 등 굵직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이어 '또다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모바일 설문조사 전문기관 두잇서베이가 지난 1월24일부터 일주일간 인터넷과 두잇서베이 앱 사용자 507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5.2%는 '앞으로 정보유출 사고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를 해소화하는 방안으로 '주민등록번호 변경 허용'을 내용으로 하는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선 금융기관에 허용되고 있는 특혜를 없애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보라미 법무법인 '나눔' 변호사에 따르면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제6조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적용된다'는 규정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별도의 개인정보보호 기준에 따를 수 있는 특혜가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금융회사들에게 적용되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은 신용조회와 신용조사, 채권추심 등 다양한 목적으로 수집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개인신용정보를 금융지주회사들 간 영업에 이용할 수 있다.

나아가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에는 금융회사들이 신용정보의 포괄적 활용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문제점 중 하나다.

김 변호사는 "금융기관이 보유하는 정보의 양이 과도하고 그것이 돈이 된다는 점에서 반복적인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며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필요 없는 정보를 보유하지 않도록 하고 소비자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정보를 이용하거나 공유, 활용하는 것 등을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법과 다른 기준으로 금융회사들에게 영업상의 편의를 봐줬던 정책과 근거법들은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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