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1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사태와 관련해 "다른 부처에서 협업을 잘 해줘서 과거와 같은 불협화음 없이 방역 추진체계가 일사불란하게 작동했다"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아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상황실에 나와 있는 (다른 부처) 직원들도 협업을 열심히 해줬고 장관들도 협조를 잘 해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매일 아침 장관, 차관, 차관보가 회의를 한 게 53일째가 됐다"며 "유래가 없는 일이고 전력을 다해서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2차 스탠드스틸(Standstill) 발동을 스스로 결정한 데 대해서는 "당시 고창, 부안에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충청도로) 올라와버려서 절박한 상황이었다"며 확실하게 소독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그 때는 대통령을 대신해서 이 상황을 종식시키는게 내 임무라고 생각했다"라며 "자기 농장, 자기 지역에 대한 차단 방역이 정말 중요한 상황이었고 그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발동)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 때 잘 막았다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결과가 무엇이라고 한다면 할말은 없다. 우리가 져야할 책임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취임 1년을 맞은 소회에 대해 "농사꾼의 아들이고 30년간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한것이 없다"며 "그런 진정성을 농업인과 농민단체들도 이해해준 것 같다. 심지어는 야성(野性)이 강한 곳들도 이해를 해줬다.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연구소에 있으면서 농정 연구를 했지만 막상 운전대를 잡고 보니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초등학생이 1, 2, 3, 4부터 배운다는 마음으로 쫓아다녔지만 내놓을게 마땅히 없어서 계면쩍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국무회의에서 주세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전통주 병값과 포장비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다. 그만큼 가격이 싸지는 것이다"라며 "10년간 얘기하던 것이 지금 이뤄진 것이다. 이런 것들이 작지만 (취임 이후) 성과라면 성과다"라고 말했다.
지난 9일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위해 쌀 관세화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는 "농업을 이해해고 쌀의 가치를 이해해 준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나중에 어떤 것이 국가에 도움이 되는 길인지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올해 농식품부 운영 계획과 관련해 "농업 정책의 주인은 지방자치단체와 마을 주민이지만 아직까지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지자체, 마을, 개별 농업인이 재량을 갖고 자기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정책 방향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또 "농업 예산 13조 5000억원은 충분치는 않은 돈이지만 알뜰하게 쓰면 할수 있는 일이 많다"면서 "누수가 없도록 꼼꼼하게 챙겨 재정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특성에 맞는 농정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