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김종(53)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한국 스포츠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로 '체육계 4대 악(惡)'으로 인한 '스포츠 공정성 훼손 사례 지속 발생'를 지목했다.
김 차관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류진룡)와 스포츠3.0위원회(위원장 김양종 수원과학대학장)가 27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서울 그랜드볼룸에서 '대한민국 스포츠, 길을 묻다'는 주제로 개최한 공개세미나에서 이 같은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김 차관은 이 자리에서 '정책 환경'·'스포츠의 가치'·'대한민국 스포츠가 걸어온 길'·'대한민국 스포츠, 문제는?'·'대한민국 스포츠, 가야 할 길' 등 총 5개 장에 걸쳐 그간 우리 스포츠가 걸어온 길과 현주소를 되짚고 앞으로 나아갈 길의 방향을 살폈다.
특히 김 차관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김 차관은 먼저 대한민국 스포츠가 안고 있는 문제로 '스포츠 공정성 훼손 사례 지속 발생'을 비롯해 '지속가능한 경기력 유지 문제'·'스포츠산업 육성기반 미흡' 등을 꼽았다.
스포츠 공정성 훼손 사례로는 승부조작 및 편파판정, 파벌 및 조직 사유화, (성)폭력·체육계 학교 입시비리, 체육단체 사유화 등을 도마 위에 올렸다. 모두 최근 문체부가 척결대상으로 삼은 체육계 4대 악이다. 문체부가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속가능한 경기력 유지가 어려운 이유로는 선수 자원 부족, 국가 대표(1498명)·국가대표 후보(1453명)·청소년 대표(1033명)·꿈나무(817명) 순으로 많은 역피라미드형 선수 구조, 비인기 종목·대학스포츠·실업팀 등의 고사 위기, 지방 체육 개선 필요 등을 거론했다.
스포츠 산업 육성기반이 미흡하게 된 원인으로는 기술인력정보제도적 기반 취약, 4인 미만 사업체가 88%에 달하는 영세성, 해외 기업의 국내 시장 70% 이상 잠식, 수출경쟁력 미흡으로 내수 판매(95.6%)에 크게 의존하면서 빚어진 최근 10년간의 지속적 무역적자 등을 들었다.
김 차관은 해결 방안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스포츠 정책의 초점 전환'·'새로운 비전 제시' 등을 역설했다.
패러다임의 전환은 국위선양·전인교육 등으로 대표되는 '일방향(스포츠 1.0)'과 국민 참여를 통해 조성된 '양방향(스포츠 2.0)'을 모두 넘어서 경제적 가치 및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맞춤형(스포츠 3.0)'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뜻한다.
스포츠 정책의 초점 전환은 스포츠를 정책수단으로 활용하던 과거의 정책에서 탈피, 국민이 스포츠를 즐기며 스포츠의 행복과 가치를 공유하게끔 하는 정책으로 바꾸는 것과 생활·전문·학교체육 및 스포츠산업 등으로 분리됐던 기존 정책을 상생과 협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 창출과 시너지 효과 유발을 목표로 하는 정책으로 변경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새로운 비전은 국민 삶의 질 제고,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개혁 상시화·심판 공정성 및 전문성 확보·스포츠 윤리 강화 등을 통한 스포츠 공정성 확보, 생활 속 체육공간 조성·국민 체육 향유 기회 확대·생활체육지도자 배치 증대 등을 통한 스포츠 참여 환경 조성, 영재육성·지역선수 과학적 훈련 지원·지원 확대(비인기종목·대학스포츠·실업팀)·동계종목 경기력 향상 지원· 체육인 복지 강화(연금·장학금·은퇴 대비 직업 훈련·전직 지원) 등 경기력 저변 확충, 태권도 정신 세계 전파·국내 유치 스포츠 이벤트 성공 개최 준비(2014인천아시안게임·2015광주유니버시아드·2018평창동계올림픽), 국제스포츠기구 진출 확대 등을 통한 국제 스포츠 영향력 증대 등이 해당된다.
스포츠 산업 신성장 동력화는 관련 법규 개정 및 규제 완화를 통한 스포츠산업 진흥 토대 구축, 유망 스포츠기업의 생산수출 지원·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기업 지원·스포츠산업 펀드 조성 등을 통한 스포츠 강소기업 발굴 육성,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원·스포츠 창업 지원·국가대표 은퇴선수들의 사회적 기업 지원 등 스포츠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바탕으로 한다.
김 차관은 "스포츠 3.0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스포츠의 가치가 국민의 일상에 다가갈 수 있도록 국민이 원하는 정책,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구현하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 차관의 기조강연으로 이뤄진 1부에 이어진 2부에서 지방체육 활성화, 심판 공정성·전문성 확보, 대학스포츠 활성화 등 3가지 주제로 개별 토론이 이뤄졌다. 세션별로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으며, 참석자들도 자유롭게 참여해 토론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지역체육 담당자, 체육단체와 경기단체, 선수·심판·감독, 대학 및 대학스포츠 관계자, 일반 국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체육 정책의 핵심인 스포츠 3.0에 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