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기자] 5000m와 1만m에서 연이은 실패를 맛 본 이승훈(26·대한항공)이 마지막 출전종목인 팀 추월에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이승훈은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13분11초68를 기록, 4위에 그쳤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를 노렸던 이승훈의 바람도 함께 사라졌다. 막판 3~4바퀴를 앞두고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 것이 뼈아팠다.
4년전인 밴쿠버대회 5000m에서 은메달을 수확, 아시아 선수 첫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메달리스트가 된 이승훈은 1만m에서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소치에서는 밴쿠버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남자 5000m에서 6분25초61을 기록, 12위에 그친데 이어 1만m에서도 4위에 그쳐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5000m와 1만m를 마친 이승훈은 이제 주형준(23)·김철민(22·이상 한국체대)과 함께 출전하는 남자 팀 추월 한 종목만을 남겨두고 있다.
후배들과 함께 달리는 팀 추월 경기는 이승훈이 소치에서 가장 애착을 보이는 종목이다.
팀 추월은 자신의 코스에서 홀로 달리는 다른 스피드스케이팅 종목과는 달리 3명의 선수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경기다. 앞 선수를 보면서 서로의 발을 맞추는 등 쇼트트랙 적인 요소가 많다.
남자 팀 추월에 출전하는 이승훈과 주형준·김철민은 모두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공통점이 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이유다.
한국 팀추월대표팀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승훈은 대회 전부터 "내가 크라머를 이기는 것보다 팀추월대표팀이 네덜란드를 제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1만m에서 보여준 이승훈의 모습도 기대를 갖게 한다. 5000m에서 6분25초61의 저조한 기록으로 12위에 그쳤던 이승훈은 1만m에서는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메달권 싸움을 벌였다.
몸놀림도 가벼워 보였고 페이스도 올라온 모습이었다.
5000m와 1만m에서 모두 수확을 거두지 못한 이승훈이 오는 21일 오후 열리는 팀 추월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