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대표팀의 '맏언니' 조해리(28·고양시청)는 3000m 계주 금메달이 확정된 후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이 열린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중국에 뒤져 2위를 달리던 한국의 마지막 주자인 심석희(17·세화여고)가 결승선까지 반 바퀴를 남겨두고 아웃코스로 돌아나온 뒤 중국 주자를 추월했다. 그리고는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여자대표팀 에이스 심석희와 '맏언니' 조해리(28·고양시청), 김아랑(19·전주제일고), 박승희(22·화성시청)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이었다. 준결승에서 주자로 나섰던 공상정(18·유봉여고) 또한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비디오 판독을 거쳐 한국의 금메달이 확정된 후 대표팀 모두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감정이 얼굴이 잘 드러나지 않는 심석희까지 눈물을 쏟아냈다.
그 가운데 유독 많은 눈물을 흘린 선수가 있다. 바로 맏언니 조해리다. 조해리는 4년 전인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한이 맺힌 선수다.
당시 한국은 여자 3000m 계주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실격을 범했다는 석연치 않은 판정을 받아 '노메달'에 그쳤다.
조해리는 "단체전 금메달이라 더욱 뜻깊다. 그래서 울컥했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늘만큼은 기뿜을 누리고 싶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 목소리로 말했다.
밴쿠버동계올림픽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가 메달을 한 개도 따지 못한 조해리는 "올림픽 메달이 없어 올림픽 메달이 그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느 메달이든 따고 싶었다"며 "그런데 금메달로 보답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재차 감격했다.
조해리는 "힘들게 운동을 해서 하늘이 금메달을 준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세대교체를 이룬 이번 대표팀에서 올림픽을 경험해 본 선수는 조해리와 박승희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10대의 어린 선수들이다. 그럼에도 침착하게 금메달을 일구는데 힘을 보탰다.
맏언니로서 조해리는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해리는 "어린 선수들이 긴장도 되고 부담감도 있었을텐데 잘해줬다"며 동생들에게 공을 돌렸다.
최근 쇼트트랙대표팀 분위기가 뒤숭숭하지만 조해리는 맏언니로서 동생들을 다독이는데 힘썼다.
조해리는 "우리끼리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하던 대로 했고, 경기 전에 파이팅도 늘 하던 것이다"며 "연습한 대로 하자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