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기자] 일본의 보수언론 산케이신문이 러시아 선수로 돌아온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29·한국명 안현수)를 바라보는 한국의 착잡한 심정을 전했다.
산케이신문은 17일 서울발로 '남자 쇼트트랙 노메달의 한국, 금메달리스트 방출 후회 퍼져'라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했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 "한국 국적에서 러시아 국적으로 바꿔 2014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에 러시아 대표로 출전한 빅토르 안(안현수)이 1000m에서 러시아 최초의 금메달을,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며 "한국은 동포의 활약을 축복하는 한편, 과거의 금메달리스트를 방출해 버린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2006토리노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출전, 금메달 3개, 동메달 1 개를 갖고 갔던 안(빅토르 안)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8년 만에 메달을 다시 획득했다. 개인으로서는 6개의 메달이다"며 "반면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16일까지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산케이 신문은 "한국 쇼트트랙의 에이스였던 안은 지난 2006년 세계선수권 대회 직후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해 '(내부)파벌싸움이 심해 선수에게 피해가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고, 안의 부친은 2010밴쿠버올림픽 대표 선수 선발 당시 안을 '한물 간 선수' 취급하는 대한빙상경기연맹과 갈등을 빚었다"면서 "안은 결국 지난 2011년 한국을 '탈출'하는 형태로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고 빅토르 안의 러시아 귀화 경위를 전하며 결정적인 이유가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파벌싸움 탓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기사에서 '빅토르 안이 소치올림픽 이후에도 한국에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안은 러시아 신문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돌아갈 계획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잘 모르겠지만, 러시아에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신문은 "신천지 러시아에서 안은 다시 영웅이 됐다. 안의 활약으로 한국은 복잡하다"며 "한국의 조선일보는 '동메달이든, 금메달이든 코치부터 선수까지 모두 기뻐하고 축복해준다. 매우 기분이 좋다'는 안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파벌 싸움이나 선수에 대한 본연의 배려 자세 등을 비판했다"고도 썼다.
특히 신문은 "(한국의)박근혜 대통령도 안을 둘러싼 문제를 두고 '파벌주의, 서열주의, 심판의 부정 등 스포츠계의 부조리와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것 아니냐'며 자국 스포츠 선수가 성장할 싹을 한국의 지도자 스스로가 뽑은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관계 기관 및 관계자에 재고를 촉구했다"는 말로 기사를 끝맺어 한국이 체육계 개혁에 나설 정도로 이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정오 무렵 일본 야후에 올라온 이 기사는 오후 5시30분 현재 스포츠 뉴스 중 조회 수 2위에 오를 정도로 일본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