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 채동욱 제39대 검찰총장은 30일 “약자는 배려하고 강자에게는 태산같이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별관 4층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공정성을 지키는 것은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핵심가치이자 국민 신뢰의 출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채 총장은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직무를 수행하면서 역지사지를 생활화해야 한다”며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법과 정의를 바로세우겠다는 불굴의 의지를 갖고 자기헌신적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럴 때만이 비로소 국민들이 검찰을 믿어주고 박수를 보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 총장은 특히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았다”며 혼외자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우회적으로 재차 강조했다.
그는 “39년 전 고등학교 동기로 만나 누구보다 큰 힘이 돼 준 아내와 하늘에서 아빠를 응원해주고 있는 큰 딸, 지칠 때마다 희망과 용기를 준 작은 딸에게 너무 고맙다”며“최고의 가장은 아니었지만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낙엽은 뿌리로 돌아간다’는 뜻의 ‘낙엽귀근(落葉歸根)’을 언급하며“낙엽은 지지만 낙엽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편 채 총장은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보병 장교로 군 복무를 마쳤고 1988년 서울지검 검사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재직 중에는 대검찰청 수사기획관과 전주지검장, 법무부 법무실장, 대전고검장, 대검 차장, 서울고검장 등을 거쳐 지난 4월4일 제39대 총장으로 임명됐으나 6개월여 만에 중도하차하면서 25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채 총장 퇴임은 4월4일 총장으로 취임한 지 180일 만이기도 하다. 이로써 채 총장은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 이래 3번째로 단명한 총장이 됐다. 임기제 도입 이후 총장이 된 18명 중 임기를 채운 사람은 6명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