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로 이어진 황교한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와 관련해 검찰 내부의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박은재(46·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미래기획단장은 14일 오후 4시20분께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장관님께’라는 제목으로 “누구보다 소신있게 검사생활을 했던 장관이 이 상황에서 검찰총장 감찰지시라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총장의 언론보도정정 청구로 진정국면에 접어든 검찰이 오히려 장관의 결정으로 동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전자 감식이나 (당사자인) 임모 여인의 진술 외 이런 사안을 밝힐 다른 객관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총장에 대한 감찰인 만큼 사전에 충실한 감찰계획이 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도대체 어떤 방식의 감찰로 실체를 규명하려고 했는지 검사들과 국민들에게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 대다수의 국민은 특정 세력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정권에 밉보인 총장의 사생활을 들춰 총장을 흔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의 직무상 독립성이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검찰총장 감찰이라니…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검찰을 위한다면 감찰계획을 공개해 저의 무지를 깨우쳐 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 검찰엔 미래가 없다”고 토로했다.
박 단장은 또 글 말미에 김주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검찰의 직무상 독립성을 위해 총장에 대한 감찰지시는 반드시 막아야 했다”며 “검사들의 동요를 막을 방법은 객관적 자료를 확보할 감찰 방법 공개밖에 없는 만큼 제발 장관을 잘 설득해 그 방법을 공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앞서 박 단장과 연수원 동기인 김윤상(44·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1과장은 이날 내부통신망에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황 장관의 감찰 지시에 항의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또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전날 긴급 평검사 회의를 개최, 채 총장의 사퇴를 만류하며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에 우려를 제기하는 내용의 회의결과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