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나 이끼 등 자연에서 나는 순수한 재료만으로 정교하고 실용적인 집을 짓는 새들을 보면 자연의 경의로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20년 넘게 숲에서 생활하고,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세계 곳곳을 취재하며 평생 새와 새집만을 연구한 스즈키 마모루의 집념으로 완성한 지식그림책 '신기한 새집 이야기'(사계절출판사 펴냄/ 10800원)는 이 같은 새 집의 신비로운 세계를 세세하게 담고 있다 .
이 책은 전문성을 갖춘 작가가 그림까지 소화한 대작이다. 동남아시아나 남아메리카, 아프리카처럼 우리나라와는 기온이나 환경이 다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새집 19종의 모양과 서식처, 집을 짓는 과정까지 소개돼 있다. 작가가 직접 전문적 지식을 갖고 관찰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기 때문에 내용과 그림의 완성도가 상당하다.
나뭇가지나 나무의 옹이처럼 보이게 집을 만들어 적을 속이는 새, 집안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아주 커다란 집을 만드는 새, 다른 무서운 동물 옆에 집을 짓는 새, 물 한가운데에 집을 짓는 새 등 다양한 전략으로 각각의 집을 만드는 새와 새집을 따뜻하고 수준 높은 그림으로 표현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에게도 경의감을 주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