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딸 정연씨의 미국 고급 아파트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최근 '13억원' 전달 심부름을 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모씨 형제를 소환조사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이날 대검에 따르면 중수부는 지난주 이 형제를 두 차례에 걸쳐 함께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씨 형제를 상대로 2009년 현금 13억원이 담긴 상자 7개의 출저와 전달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정연씨 측으로부터 13억원이 담긴 상자 7개를 건네받아 전달하는 등 돈 심부름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돈이 담긴 상자를 촬영, 한 월간지에 공개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미국 코네티컷주 폭스우즈의 전직 카지노 직원인 이씨는 2009년 1월 미국 뉴저지 주의 고급 아파트 허드슨클럽 400호의 주인 경모(42·여)씨가 카지노 호텔 객실에서 정연씨에게 전화로 "100만 달러를 보내라"고 했으며, 경씨의 부탁으로 동생을 통해 13억원을 상자 7개에 담아 받게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수부는 이 13억원을 100만 달러로 바꿔 불법 송금한 혐의(외환관리법 위반 등)로 전직 수입차 중개상 은모(54)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해 조사한 뒤 26일 석방했다. 은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중수부는 은씨를 상대로 자금 송금 경위와 출처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부는 경씨에 대한 조사방법과 시기 등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경씨를 상대로 이 자금을 보내라고 한 취지와 사용처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경씨는 정연씨가 매매계약을 체결한 허드슨클럽의 원래 주인으로, 이번 수사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내사종결된 정연씨의 미국 부동산 매입 의혹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대검 관계자는 "(국민행동본부 등이) 수사 의뢰한 사건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이라며 "현재로서는 경씨에 대한 부분만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