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는 등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 특히 2월 기온으로는 5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혹한 피해도 잇따랐다. 전동차가 탈선하는가 하면 빙판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수도관 동파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지하철이 자동차도 아니고 매번 견인해야 합니까?”
이날 오전 지하철 1호선 전동차가 고장나 서울역에 멈춰 선 데 이어 견인돼 던 전동차마저 종로5가역 부근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출근길 대혼란이 빚어졌다. 해당 열차는 오전 7시20분께 서울역에서 문이 열리지 않아 50여분 동안 멈춰서 있다 견인됐다.
이 사고로 승객들은 매서운 한파 속에서 별다른 안내방송도 없이 출입문을 계속 열어놓아 30여분 동안 매서운 한파에 벌벌 떨어야 했다. 전동차 안에 갇혀있던 승객들은 강제로 문을 열고 내리는 등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전동차를 빠져나온 승객들 가운데 일부는 지하철역 관계자들에게 향해 심한 욕설을 퍼부으며 항의했다. 또 사고의 여파로 청량리 방면 1호선 열차 운행이 줄줄이 중단돼 상행선 역마다 전동차를 기다리고 있던 승객들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전동차 운행 재개를 기다리기도 했다.
지각을 하게 된 승객들이 직장에 제출할 지연증면서를 받아가느라 역무실 앞에는 북새통을 이뤘다. 역무실 앞에서는 일부 화가 난 승객들이 서울메트로측의 무성의한 대책을 지적하며 역관계자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려는 승객들이 한꺼번에 출입구로 몰리면서 출입구 인근 도로에서는 큰 혼란이 빚어졌다.
승객들은 매번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경기 안양에서 창동으로 출근하는 김은혜(30·여)씨는 "왜 자꾸 이런 일이 나는지 모르겠다"며 "매번 반복되고 있는데도 별다른 대책도 없고 무성의한 서울 매트로는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정의진(26)씨는 "날씨도 추운데 전동차 문은 계속 열어놓아 승객들이 추위에 벌벌 떨어야 했다"며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출근 시간대에 지하철이 멈춰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혹한으로 인해 빙판길이 녹지 않으면서 이날도 교통사고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2시54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홍지문터널 정릉방향에서 벽을 받고 부딪쳐 서 있는 박모(67)씨의 택시를 베라크루즈 승용차가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택시 운전자 박씨 등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혹한에 수도관 동파 사고도 잇따랐다. 1일 오후 5시부터 2일 오전 5시 사이 수도관이 동파했다는 신고는 73건이 접수됐다. 오전 5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접수된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도 49건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