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끄는 것과 관련, 13일 "대의를 향해 나아갈 때는 당당하게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포럼에서 "박 전 대표가 기쁜 마음으로 어려움과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박 전 대표가 어려운 상황에서 무거운 짐을 지게 돼 안타깝다"며 "모두 짐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어떻게 보면 박 전 대표는 행운아"라며 "나라가 어렵고 당이 백척간두에 서 있을 때 당의 구원투수로 나설 수 있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 전 대표는 "우리 모두 좀 더 겸손해져야 한다"며 "절차와 명분 등 모든 면에서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말로, 꼼수를 써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믿는 한나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한나라당이 해체될 수 있다',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정신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현역의원들이 모두 불출마할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 친박(박근혜)계를 해체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 "반가운 일"이라며 "나도 기다렸지만 여기 있는 중앙위 동지들도 기다린 이야기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이날 '나라와 사회를 위해 1조원을 내놓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내가 갖고 있는 경제적 여력은 사회와 국가를 위해 써야 한다고 항상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출범 당시 이념을 뛰어넘은 '중도실용'을 내세웠는데 최소한의 가치와 이념은 필요하다"며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느라 정치인을 만나는 것을 소홀히 한 점도 아쉽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