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친박(박근혜)계 중진인 허태열 의원은 13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총선 공천권' 논란과 관련, "최고위원회 권한을 주기로 (의원총회에서) 의결됐고, 공천권은 최고위 권한 중 하나니 (공천권을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권을 주고 총선까지 간다는 것은 공천권까지 갖고 가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위기상황에서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한 것인데, 그런 기구는 총선을 지휘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박 전 대표 말고는 총선을 효과적으로 지휘할 사람이 없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 동의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허 의원은 당내 일각에서 박 전 대표가 공천권을 휘두르며 친박의원들의 기득권을 지켜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 "속 좁은 생각이고 박근혜 대표를 잘 모른다는 고백"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비대위라는 십자가를 지는 것인데, 성공하지 못하면 대통령 선거도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으로 가기 위해 마음을 비우고 당을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쇄신파인 권영진 의원이 "비대위를 총선까지 끌고 가자는 사람들은 충신이 아닌 간신"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동료간에 쓸 수 없는 용어"라여 "젊은 초선 의원의 주체할 수 없는 객기"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는 정두언 의원이 "파출소 피했더니 경찰서 만난 기분"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가 지고 싶지 않은 십자가를 지는데 거기에 조건을 붙이면 어떻게 일을 하느냐"며 "박 전 대표가 나와서 로보트 같이 하라는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부 쇄신파들이 주장하는 조건화시키자는 말은 내년 1, 2월에 전당대회를 하라는 것인데, 그러면 비대위원장이지 총선 전당 준비위원장"이라며 "전대를 해야 하면 정치공학적인 이야기에 매몰돼 국민에게 당의 새 비전을 보여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 스스로 지혜로운 결단을 하지 않겠느냐"며 "당이 잘 되도록 대통령이 스스로 도와주지 않겠느냐는 것이 우리의 기대"라고 말했다.
그는 친박계 중진이 박 전 대표의 운신 폭을 넓히기 위해 스스로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선 "이런 압박이 오히려 본말을 뒤바꿀 수 있다"며 "박 전 대표가 공격적인 쇄신과 변화의 드라이브를 걸면 불출마 문제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허 의원은 자신의 불출마 여부에 대해선 "박 전 대표가 가는 길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