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9일 대표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이상 당내 계파 투쟁, 권력 투쟁은 없어야 한다”면서“당원 여러분의 뜻을 끝까지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7ㆍ4 전당대회’ 에서 당선된 이후 5개월 만에 중도하차하는 셈이다.
그는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혼란을 막고자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쇄신하고 사퇴하고자 했다”며 “그런 뜻이 기득권지키기로 매도되는 것을 보고 더이상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홍 대표는 “돌발적인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있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후에는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이 생기는 등 당을 혼란으로 몰고 가는 악재가 연달아 있었다”며 “이 모두가 내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서민 대표로서, 서민의 애환을 살피고 반값아파트 정책 등 획기적인 개혁정책을 내놨다”며 “한나라당에서 유일하게 혁신에 성공한 현재의 당원을 만들며 개혁에 앞장서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쇄신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며 “힘을 합쳐야 총·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여러분 뜻을 끝까지 받들지 못하고 사퇴하는 것을 너그럽게 봐달라”며 “평당원으로 돌아가 한나라당과 대한민국 발전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사퇴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22만의 당원동지 여러분이 압도적으로 당대표로 선출한 뜻에 보답하기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불철주야 내년 총선을 대비했습니다.
그러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이은 돌발적인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이후에도 디도스 사건 등 당을 혼돈으로 몰고가는 악재가 연달아 있었습니다. 이 모든것은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그동안 대한민국 서민대표로서 서민의 애환을 살피고 반값 아파트정책, 국회법 개정 등 획기적인 개혁정책을 내놨습니다. 한나라당에서 유일하게 혁신에 성공한 현재의 당을 만들며 개혁에 앞장 서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부에서 쇄신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집권 여당의 대표로 혼란을 막고자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쇄신하고, 내부 정리를 한 후에 사퇴하고자 하는 제 뜻도 기득권 지키기로 매도되는 것을 보고 더이상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더이상 당내 계파투쟁, 권력투쟁은 없어야 합니다. 모두 힘을 합쳐야만이 총선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뜻을 끝까지 받들지 못하고 한나라당 대표직을 사퇴하는 것을 너그러이 용서해주기 바랍니다. 평당원으로 돌아가서 대한민국과 한당의 하나의 밀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